하늘나라로 가신 장인 어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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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로 가신 장인 어르신

장인어르신께서 향년 88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하시고 하늘나라로 가셨다. 오랫동인 지병과 노환으로 힘든 생활을 하시다 돌아가신 장인어르신을 국립임실호국원 한국전쟁참전 국가유공자 묘역에 안치하고 돌아오면서 깊은 상념에 젖지 않을 수 없었다.
일본제국주의 시대인 1930년 전남 영암군 영암읍 학송리에서 가난한 농부의 막내아들로 태어나신 최재금(崔裁金) 장인어르신께서는 남들처럼 학교에서 많은 공부를 받으신 분도 아니시고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나 명망을 쌓으신 분도 아니시다. 그저 평범한 시골농부의 한사람으로서 오직 땅만 일구시면서 2남 2녀 자녀들을 훌륭하게 가르치시고 출가를 시켜 가정을 이루게 하셨다.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얼마되지 않은 농토였지만 팽생 손발이 다 닳도록 일을 하시는 부지런함으로 농토를 늘려 안정된 생활기반을 닦으신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농부이셨다.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다 가신 장인어르신에 대한 추모의 글을 지면에 올리게 된 것은 그분의 삶을 들여다 보고 같이 살아 오면서 인생이라는 것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교훈과 가르침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누구나 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스스로에게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 보지만 그 답은 얻지 못하고 있다. 학문을 깊게 연구한 석학들도, 신앙심이 깊은 종교인도, 뛰어난 재능으로 사람들에게 정신적 양식을 채워 주는 문화예술인들도 인생의 의미를 정확하게 설명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것은 인생은 객관적인 기준으로 해석하고 설명할 수 있는 모범답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개개인의 삶에 따라 각각 갈라진다고 본다. 흔히 우리가 인생을 성공했다고 말할 때는 공부를 많이 해서 사회적 지위가 높아졌거나 돈을 많이 벌어 경제적으로 부를 축적했거나 아니면 재능을 발휘하여 유명한 사람이 된 것 등을 두고 인생을 성공했다고 말을 한다. 그러나 인생은 그렇게 높은 지위, 부의 축적, 남보다 뛰어난 재능발휘를 했다고 해서 성공했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을 장인어르신의 삶을 지켜 보면서 느끼게 되었다.
흙수저로 태어났건 금수저로 태어났건 주어진 여건에서 스스로 삶의 가치를 정립하고 실천해 나가면서 보람을 얻는 사람이 성공한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장인어르신께서는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하셨다. 가난한 가정형편으로 지금의 초등학교인 보통학교도 다니시지 못하시고 마을 서당에서 어깨너머로 한문공부를 하신 것이 교육의 전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시고 스스로 학문에 대한 갈증을 채우시기 위해 힘든 농사일을 하시는 중에도 틈나는 대로 독학으로 논어, 맹자, 중용, 대학 등을 공부하시면서 고사성어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쌓으셨다. 그리고는 자녀들이나 손주들을 만날 때 마다 생활에 귀감이 되는 훌륭한 고사성어를 일러주시면서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도록 항상 가르침을 주셨다. 언젠가 필자에게도 명심보감 책자를 사주시면서 읽어 보라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장인어르신의 생활철학은 정직과 성실함이셨다. 남에게 해를 끼치는 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되고 부지런히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 하는 성실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항상 가르치셨다. 그러한 삶을 살다 가신 장인어르신께서 돌아가시기 며칠전 의식이 있으실 때 자기는 이제 이 세상에서 할 일을 다했기 때문에 아주 홀가분하다고 하셨다. 스스로 살아온 삶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감을 말씀하시면서 이제 모든 것을 다 마쳤으니 천명만을 기다린다는 말씀을 하실때는 나도 모르게 숙연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앞에 두게 되면 삶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살아온 삶에 대한 후회를 하게 마련인데 장인어르신께서는 편안한 마음으로 죽음을 천명으로 받아들이시는 모습을 보고 이것이 성공한 인생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많은 가르침과 교훈을 주시고 하늘나라로 가신 장인어르신! 존경합니다. 부디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게 영면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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