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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기업 38년…'악취 나는 돈사' 개념 완전 탈바꿈시킨 세계적인 종돈기업

요즘 축산업은 한편으론 '위기'에 봉착해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한 악취 때문이다. 가는 곳마다 집단민원이 끊이질 않는다. 따라서 새로운 축사 허가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이로 인해 일단 허가만 받으면 수십억원의 프리미엄이 붙는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특히 돼지를 키우는 돈사 허가는 더욱 어렵고, 그 프리미엄은 부르는 게 값이다.
도포면 선불길 51-16의 구시월드영농조합법인(대표 임성주). 이곳의 사정은 전혀 뜻밖이다. 세계적인 종돈기업답게 이 회사에 가면 돼지를 키우는 농장이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하다. 악취는커녕 돼지를 키우고 있다는 느낌이 들 냄새도 없다.
전원주택처럼 들어선 구시월드 사무실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입구에서 차량은 차량대로 방문객은 방문객대로 철저한 방역절차를 밟아야 한다. 돈사까지 둘러보려면 2차례에 걸쳐 목욕재계와 소독 절차를 거쳐야 한다. 모든 질병에서 자유로운 종돈을 분양하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방문객은 물론 구시월드의 직원, 심지어 임성주 대표도 지켜야 할 수칙이다.
구시월드 사무실 앞에 펼쳐진 드넓은 잔디광장에서는 때마침 트럭 등이 동원되어 액비를 살포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마치 잘 다듬어진 골프장을 연상시키는 잔디광장은 임 대표가 판매용 잔디식재를 위해 임대했다. 이곳에 뿌려지는 액비는 바로 구시월드 돈사에서 나오는 분뇨로, 다름 아닌 악취의 주범이다. 하지만 웬일인지 냄새가 전혀 없다. 구시월드가 친환경적이고 동물복지를 기반으로 하는 세계 유수의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새로운 시스템 덕분이다. 구시월드는 이 기술로 돈사는 물론 인근에 퍼져나가 집단민원을 일으킬 수 있는 냄새를 완전히 제거하고 있다. 냄새 없는 액비는 톤당 1만5천원에 판매된다.
20세에 꾼 '세계적 종돈기업가'의 꿈
임성주 대표가 양돈을 시작한 것은 1980년.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뒤였으니 20세부터였다. 공부에는 도통 취미가 없는 대신 동물을 돌보는 것이 재미있었기 때문이란다. 대학진학 대신 ‘세계적인 종돈기업가’가 되겠다는 것이 그가 꾼 ‘청운의 꿈’이었다. 처음에 금정면에서 시작한 양돈업은 1995년 도포면으로 옮겨와 본격적으로 규모가 커지기 시작한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1989년에는 돈사에 큰 화재가 나 키우던 돼지 1천500여마리 가운데 1천여마리가 타버렸다. 1990년대에는 돼지 값이 폭락해 또 한 번 좌절감을 맛보아야 했다. 하지만 그 때마다 그는 다시 일어섰다. 무엇보다 시설과 기술투자에 적극 매달렸다.
온갖 시련과 고통을 견뎌낸 그는 1995년 구시월드 GGP 농장을 과학적이고 최첨단시설을 갖춘 완전 무창 돈사시설로 설치하면서 양돈인생에 일대 전환의 계기를 만든다. 올인 올 아웃 시스템을 적용한 과학적인 사양관리로 최고의 번식력을 갖춘 우수종돈을 생산 공급하는 체계를 갖춘 것이다. 또 1998년에는 무엇보다도 위생 방역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노력해온 결실도 맺는다. 당시 농림부 수의과학연구소로부터 위생방역등급 1등급 우수 종돈장 인증을 받게 된 것이다. 집중적인 방역을 통해 질병유입을 철저히 차단, 청정화를 실현하는 동시에 임상진단과 위생관리를 통한 고품질 종돈생산의 기반을 다져갔다.
그 결과 구시월드는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종자 돼지 새끼를 홍콩에 수출하기도 한다. 1998년 600두를 시작으로 1999년 280두 등 모두 1천두를 수출했다. 위생방역관리 우수 종돈장으로 철저한 위생관리와 완벽한 모계혈통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장에서 요구하는 번식력과 높은 지육률을 갖추게 된 결과물이다. 2001년에는 육종 선진국들을 따돌리고 중국 허난성 뤄허시에 합작투자로 대규모 종돈장 준공식을 갖기도 했다.
전국 벤치마킹 이어지는 과학적 돼지농장
돼지 사육규모 1만두에 연매출 100억원대로 성장한 구시월드영농조합법인의 임성주 대표가 세운 비전(vision)은 '신 육종 기술로 세계적 육종회사를 만들자'다. 20세 때 양돈업을 시작했을 때 꾼 청운의 꿈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고객만족을 위한 신기술 개발 ▲현장중심 서비스체계 구축 ▲세계시장 개척 ▲종업원에 행복한 일터 제공 등의 경영전략을 철저하게 지켜가고 있다. 앞으로 이를 통해 세계 최고의 유전자 개발 및 환경친화적 농장경영, 고객만족과 수익 극대화 등을 통해 미래 국민 식생활 문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구시월드의 돈사는 각 방마다 온도와 습도를 컴퓨터로 자동제어 해 최적의 조건을 갖추게 됩니다. 고품질의 사료와 물 역시 자동화설비를 통해 공급함으로써 질병에 강하고 부드러운 육질의 돼지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보통 우리가 정육점에서 돼지고기를 구입하면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구시월드가 위생적이고 과학적으로 키운 돼지고기의 경우 냄새가 나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구시월드는 돼지 사육에 따른 분뇨 등 배설물에서 나는 냄새뿐만 아니라, 돈사에서 나오는 공기를 모아 냄새를 제거하는 기술력까지 갖췄습니다. 농장 인근의 주민들이 우려하는 악취문제 뿐만 아니라 돼지고기 소비자들이 느끼는 부담감까지 완전히 해소하게 된 거죠." 구시월드에 대한 임성주 대표의 자부심이다.
구시월드에는 전국 각지에서 벤치마킹하려는 이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악취 걱정이 없는 돈사를 보려는 관광객들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구시월드 GGP는 세계 최대의 종돈회사인 미국 왈도사와 캐나다 제네수스사와 유기적인 기술제휴를 맺고 최고급 종돈을 주기적으로 수입해 우리의 기후와 풍토에 적합한 한국형 종돈을 분양하고 있는 최첨단 농장으로, 위생뿐만 아니라 시설과 규모로도 최고를 자랑한다. 특히 분양되는 종돈은 유행성 폐렴이나 오제스키 등 모든 질병에서 자유로운 종돈이라고 임성주 대표는 자신 있게 말할 정도다. 그가 20세에 꾼 '세계적 종돈기업가'의 꿈이 바야흐로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셈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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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임성주 대표
"냄새 걱정 없는 양돈장 널리 확산됐으면…"
"우리 구시월드가 돼지농장하면 악취 나는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을 완전히 뒤바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아울러 양돈업을 하시는 분들은 기술투자에 매진해야 하고 정부당국은 악취 발생 시 예를 들면 3진 아웃제도를 도입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구시월드영농조합법인 임성주 대표는 요즘 들어 악취문제로 인한 집단민원 때문에 더욱 위축되어가는 양돈업에 대한 걱정과 대책으로 말문을 열었다. 대한한돈협회 영암군지부장을 맡고 있고, 중앙회 이사와 전남도협의회 감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의 책임감이 느껴진다.
"우리나라 돼지고기 자급률이 지금 70%정도지만 주민들의 집단민원이 지속되고 양돈업이 계속 위축되면 60% 이하로도 떨어질 수 있다"고 걱정하는 임 대표는 "어느 누구보다도 양돈업을 하시는 분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지역주민들과 교감하며 양돈업을 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고, 지역민들 역시 무조건 반대보다 우리 구시월드의 시설을 둘러보시고 양돈업도 이제는 냄새 걱정 없는 업종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직접 확인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양돈업을 위한 돈사허가가 투기처럼 인식되어가는 일에 특히 우려를 표시하는 임 대표는 "양돈업은 더 이상 인근 주민들을 외면하거나 친환경시설이 아니면 존립의 근거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면서 "정부는 악취를 유발하는 업체에 대해 3진 아웃제도를 도입하는 등 강력한 규제에 나서되 시설투자 등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지원제도도 함께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시월드는 친환경인증농장으로 생산된 돼지고기는 대부분 친환경학교급식으로 납품되고 있다"고 소개한 임 대표는 "3∼10년 주기로 꾸준한 재투자를 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냄새 없는 과학적인 돈사를 보려는 견학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임 대표는 "환경친화적이고 주민친화적인 양돈업 발전을 위해 구시월드가 늘 앞장서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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