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조선업계에 잇단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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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제

불황 조선업계에 잇단 훈풍

5개월 연속 수주량 세계 1위…현대重은 해양플랜트 수주 선전

끝 모를 부진에 시달려온 조선업계가 지난달 중국을 제치고 5개월 연속 전 세계 수주량 1위를 달성하는 등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은 수년째 일감이 전무했던 초대형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도 선전하면서 재기의 청신호가 켜졌다는 업계의 판단이 나오고 있다.
조선업계가 내놓은 지난 10월 10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한 달간 전 세계 선박 발주량 252만CGT(75척) 중 우리나라가 163만CGT(28척, 65%)를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35만CGT(17척, 14%)에 그쳐 우리나라는 중국을 제치고 5개월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올 들어 누계실적에서도 2위 중국과의 격차를 299만CGT까지 벌리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1∼9월 누계실적을 보면 우리나라는 950만CGT(212척) 45%로 중국 651만CGT(307척) 31%, 일본 243만CGT(111척) 12%에 앞서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중공업은 초대형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미국 석유개발업체 엘로그가 발주한 5억달러(한화 약 5천600억원) 규모의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U)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멕시코만 일대에서 원유개발사업인 킹스랜딩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수주가 이뤄지면 지난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 나스르 해양플랜트 계약을 따낸 이후 47개월 만으로 이번 수주가 중요한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도 미국 석유업체인 셰브론이 발주한 20억달러(약 2조2천억원) 규모의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SO) 로즈뱅크 사업을 두고 싱가포르 업체와 막판 경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도 조선업의 호재로 간주되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 9월 한 달간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지난 8월 147만CGT(54척) 보다 71% 증가한 252만CGT(75척)를 기록했다. 또 최근 3년간 1~9월 누계 선박 발주량에서도 2016년 992만CGT, 2017년 1천873만CGT(89% 증가), 2018년 2천114만CGT(13% 증가)를 기록하는 등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9월말 전 세계 수주잔량도 8월말 대비 81만CGT 증가한 7천780만CGT를 보였다. 전달과 비교해 중국이 50만CGT, 일본이 6만CGT 감소한 반면 한국은 133만CGT 증가한 2천37만CGT를 기록하며 1년 9개월 만에 2천만CGT를 넘어 섰다.
이밖에 올 들어 9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도 지난 8월 129포인트에서 1포인트 상승한 130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곳곳에서 조선업이 회복세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정상적인 경영회복에까지 이어질 상황은 아니므로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면서도, “무엇보다 정부지원과 값싼 임금을 앞세워 온 중국 조선업이 한계를 드러내는 형국이어서 국내 조선업이 다시 기지개를 켤 수 있는 날은 머지않은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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