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민의 자부심이어야 할 하정웅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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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민의 자부심이어야 할 하정웅미술관

하정웅미술관이 최근 운영위원회를 열고 동강 하정웅 선생이 1,2차에 걸쳐 기증한 미술품 총 3천801건에 대해 무상기증 수집을 가결했다 한다. 이로써 지난 2007년 영암군과 미술품 기증협약서를 체결한 이래 계속되어온 선생의 고향사랑과 미술 컬렉터로서의 메세나 활동이 큰 매듭이 지어졌다. 특히 미술관은 이날 운영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게스트하우스를 '명로당(明露堂)'으로 새로이 명명했다. 명로당은 도원(道元) 선사의 「영평광록」에 실려 있는 '명력력 노당당(明歷歷 露堂堂, 역력하게 밝고 분명하게 드러나게 한다는 뜻)'이란 글귀에서 따온 당호라고 한다. '정의롭고 당당하게 사는 세상 만들기 교육공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제 선생의 미술품 기증이 일단락된 만큼 미술관과 게스트하우스가 영암군민, 더 나아가 미술관을 찾는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게 된 것이다.
동강 하정웅 선생이 자신의 고향인 영암군에 미술품을 보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 말 故 김일태 군수가 보낸 친서가 그 계기였다 한다. 지금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는 친서에는 "예술품은 개인의 소장품이 아니라 모든 인류가 보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보편적인 진리에 상응하는 일들을 하고 싶다"는 김 군수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었고, 이를 읽은 선생은 즉시 기증을 결심했을 정도라 한다. 선생은 미술품 기증 전에도 고향사랑이 지극했다. 1981년 도갑사 석등을 설치했고, 1991년에는 일본 왕인라이온스클럽과 함께 왕인박사 유적지에 벚나무 200그루를 기증 식수했으며, 1996년에는 느티나무 200그루 기증 식수로 이졌다. 특히 선생의 미술품 기증이 값진 것은 기증서 유무와 관계없이 무상기증을 전제로 한 기증이었다는 점이다. 또 선생의 컬렉션에는 재일한국인으로서의 '삶과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는 점에서 값진 보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점에서 미술관은 결국 선생의 끊임없는 고향사랑과 메세나 정신이 만들어낸 기념비와도 같다 할 것이다. 선생의 고향사랑은 남도의 끝자락 작은 시골에 어느 대형미술관 부럽지 않은 공립미술관을 만들어냈다. 한때 일부에서 선생의 메세나 활동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미술관과 명로당, 그리고 선생이 기증한 3천801건에 달하는 미술품은 영암군민 모두의 자부심이라는 점에 의문을 제기할 이는 단연코 없을 것이다. 이제 영암군은 하정웅 컬렉션을 잘 보존하고 폭넓게 활용해 미술관과 명로당을 군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문화공간으로 만들어야 할 책무를 져야한다. 명로당이 뜻하는 것처럼 선생의 고향사랑과 메세나 활동을 명력력 노당당(明歷歷 露堂堂)하게 밝혀 살아있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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