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무화과가 처한 이런 현실이 비단 올해만 그칠 문제라면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니겠으나 총채벌레 피해나 기상여건에 따른 품질저하, 가격하락 등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가격하락은 삼호농협이 '무화과 유통 중장기사업'을 추진하면서 유통체계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는 결국 무화과에 대해 생산과 유통체계를 다시 점검해야하는 상황이라 보아도 무방할 일이다.
특히 무화과 생산체계를 송두리째 위협하고 있는 총채벌레는 그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완벽한 방제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영암군은 해마다 병과수매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고 있고, 농민들 역시 막대한 피해를 감수하는 상황이다. 더 나아가 총채벌레 같은 병해충에 강한 새로운 무화과 품종개발 노력도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지금의 영암 무화과 생산체계는 전국 유일의 무화과산업특구 위상과 결코 어울리지 않는다.
유통체계 역시 완벽하지 않다. 삼호농협이 무화과 유통 중장기사업을 추진하며 주산지 농협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는 있으나 길거리 판매나 농협 유통망을 외면하고 개별적으로 유통하는 일이 잦다. 삼호농협이 일정가격 이상으로 수매함으로써 가격지지에도 크게 기여하고는 있으나 도매시장서 형성되는 가격, 대형마트서 판매되는 가격 등이 천차만별이다. 영암군과 삼호농협은 올해 수매가 마무리 되는대로 유통체계 역시 다잡아야 한다.
영암의 무화과 재배는 2015년 655농가 355㏊에서 2017년 804농가 440㏊로 재배농가 및 면적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농가소득도 2015년 11억1천700만원에서 2017년에는 48억2천200만원으로 급신장했다. 군민들의 가장 큰 소득원 가운데 하나가 바로 무화과다. 지난 2015년 영암군이 무화과산업특구로 지정된 것은 이처럼 군민들의 중요소득원인 무화과를 산업의 한 분야로까지 업그레이드하자는 취지였다. 지금이라도 그 취지에 걸 맞는 시책개발을 통해 무화과의 생산 및 유통체계를 가다듬어야 마땅한 일이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