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임 외면하는 현대삼호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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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적 책임 외면하는 현대삼호중공업

'삼호문화의 집 민간위탁 운영 동의안'이 의회에 상정되어 소관 상임위 심의가 이루어졌다. 삼호읍 용당리 한마음회관 내에 자리한 삼호문화의 집은 지역주민의 건전한 여가활동 및 건강증진과 평생교육을 위해 영암군과 현대삼호중공업이 힘을 합쳐 만든 '관산협력의 문화공간'이다. 영암군이 운영비 일부를 지원하기는 했으나 지난 18년 동안 현대삼호중공업이 거의 도맡아 운영해왔다. 그러나 현대삼호중공업이 삼호문화의 집 운영을 계속하기 어렵다는 뜻을 영암군에 밝혀온 모양이고, 이에 따라 새로운 운영자를 찾기 위해 의회에 동의안이 상정된 것이다.
한마음회관 2층에 자리한 삼호문화의 집은 현대삼호중공업이 공간을 무상제공하고, 영암군이 내부시설 공사를 맡아 만들어졌다. 현대삼호중공업이 2002년부터 지금까지 운영해왔다. 도서 및 DVD자료가 보관된 시청각자료실, 다목적강의실인 문화관람실, 이용객 휴게공간인 문화사랑방, 도서관, 유아 및 영아 도서 열람실인 어린이 책나라, 문화강좌가 운영되는 문화창작실, 컴퓨터 교육실, DVD 시청 및 인터넷 검색이 가능한 시청각부스, 수유실 등을 갖추고 있다.
이런 시설을 현대삼호중공업이 더 이상 운영하기 어렵다고 영암군에 떠넘긴 이유를 들여다보면 참으로 어처구니없다. 사원아파트의 일반분양에 따라 삼호문화의 집이 '임직원 후생복지시설'에서 '지역민 문화·복지시설'로 변화한 점, 기업체의 장기운영으로 문화시설의 기능상실 내지는 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발생한 점 등이 그 이유로 적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대삼호중공업과 영암군이 지난 2001년 10월 체결한 '삼호문화의 집 조성 및 운영 관리 협약서'를 보면 현대삼호중공업이 삼호문화의 집을 영암군에 무상사용(기부)하게 한 뜻은 분명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 복지 혜택'을 위해서였다. 꼭 근로자 및 가족들만을 위한 시설이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임직원 후생복지시설'이 아니라 '지역민 문화·복지시설'이라는 이유로 더 이상 운영을 못하겠다는 것은 대기업답지 못할뿐더러 이른바 기업의 사회적 책임까지 외면하는 처사다.
그렇지 않아도 현대삼호중공업은 운영하던 씨름단도 영암군에 떠넘겼다. 이로 인해 열악한 재정형편에도 불구하고 민속씨름의 전통계승이라는 명분 하나로 매년 15억원이 넘는 순수한 군민 혈세가 투입되고 있다. 삼호문화의 집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은 연간 1∼2억원에 이른다. 기업이 위치해있는 지역민들의 문화 복지 혜택을 위해 이정도 비용마저도 부담할 수 없다는 현대삼호중공업의 기업논리를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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