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기념관은 사업비 13억2천600만원을 들여 氣찬랜드 안에 있던 氣건강센터를 리모델링해 연면적 884㎡, 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됐다. 민선4,5기 추진했던 바둑테마파크조성사업이 무산되면서 자칫 타 지역에 세워질 뻔 했던 기념관이다. 영암 출신 조훈현 국수가 국내외 바둑계에 남긴 흔적과 한국 바둑의 위상을 알리기 위해 조성된 만큼 매우 의미심장한 시설이다. 기념관에는 바둑소년, 한국 신화, 황제 대관, 반상 위의 전신, 전신의 기록관 등 조훈현 국수의 생애를 주기별로 분류한 5개 전시실이 들어서 있다. 또 기획전시실, 아날로그·디지털 바둑체험실 등도 갖췄다. 제1회 응씨배 등 각종 세계 대회 우승 트로피, 은관문화훈장, 도자기 애호가로 유명한 조훈현 국수의 휘호인 '無心'(무심)이 새겨진 도자기 등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바둑체험실에서는 바둑을 두거나 가상의 대국을 체험할 수도 있다.
이처럼 의미 있는 시설이 들어선지 3년째이지만 군은 제대로 활용할 엄두도 못 내고 있다. 기간제근로자 2명을 채용해 관리만 해왔다. 지금은 그나마 이들의 계속근무도 여의치 않은 모양이다. 바로 옆 가야금산조테마파크도 마찬가지 형편이고 보면 군의 무능력을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군이 염두에 둔 영암문화재단에 위탁하더라도 제대로 된 운영은 어렵다. 문화재단의 현주소가 더 답답하기 때문이다. 민간위탁 동의안이 부결처리 된 만큼 제대로 된 운영 및 활용계획을 세워야 한다. 영암군바둑협회에 운영을 맡기고 예산지원을 하는 방법도 검토할만하다. 무엇보다도 한국 바둑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바둑황제 조훈현 국수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관인 만큼 바둑 동호인이면 누구나, 군민이면 누구나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사랑방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바둑 동호인들과 군민들에 의해 문턱이 닳고 바둑체험실이 북적여야 정상이다. 그런 시설이 아니라면 예산을 투입할 일이 없지 않은가?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