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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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허시파피(Hush Puppies)라는 신발 브랜드가 있다. 수세기 전 프랑스에서 개량된 품종으로 알려진 바셋하운드(Basset Hound)라는 개를 로고로 하는 브랜드다. 바셋은 프랑스어로 '키가 작다'는 뜻이라 한다. 신발의 로고를 주름지고 늘어진 피부가 몸을 보호하는 수렵犬을 선택한 이유도 꽤 재미있지만 소개는 다음 기회로 미루자. 어쨌든, 1958년 탄생한 브랜드니 그 깊은 역사만큼 화제도 많은 신발 브랜드다.
잘 나가던 이 허시파피도 큰 위기가 있었다. 1994년 연간 매출이 3만 켤레로 뚝 떨어진 것이다. 그야말로 아무도 찾지 않아 처분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이듬해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매출이 급격한 상승세를 타더니 43만 켤레나 팔려나갔다. 1996년에는 170만 켤레로 늘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그 이유는 의외였다. 1994년 개봉된 로버트 제메키스 감독의 명화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에서 주인공 톰 행크스(Tom Hanks)가 바로 이 허시파피를 신었던 것이다. 물론 그 전에 뉴욕 맨해튼 청년들이 다시 허시파피를 신기 시작했고, 유명 디자이너들은 패션쇼에 이를 부각시키기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 포레스트 검프가 히트하면서 톰 행크스가 신었던 신발이 입소문을 타고 매출 폭증으로 이어진 것이다.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는 이처럼 작은 일에서 시작된 변화가 폭발하듯 엄청난 변화로 이어지는 일을 뜻한다. 영어단어 그대로 풀이하면 '갑자기 뒤집히는 지점 또는 시점'이다. 베스트셀러나 특정 사회적 신드롬의 전염성을 설명하는데 유효한 개념으로 잘 알려진 이 티핑포인트는 요즘 들어 세계적 관심거리인 기후변화에 주로 사용된다. 요약하자면 지구의 기후변화가 되돌릴 수 없는 시점, 즉 티핑포인트를 지났다는 내용들이다.
눈을 한국사회로 좁혀보자. 무엇보다 옳고 그름을 분간하기가 종전의 도덕적 잣대론 도저히 불가능할 만큼 점점 더 심각해졌다. 그게 아닌데 싶은데 억지 주장을 마치 진실인양 온 국민을 상대로 강변하는 일은 이젠 비일비재다. 일간신문은 물론이고, 종합편성채널, 심지어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뉴스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각계각층의 다양한 요구들이 우후죽순마냥 넘쳐난다. 이러다가 폭발하듯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지 싶다.
티핑포인트와 유사한 '파레토 법칙'이란 게 있다. '전체 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뜻한다. 21대 총선이 딱 6개월 남았다. 20%의 힘이 절실히 필요해지고 있다.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이 말한 것처럼 우리 주변을 돌아보자. 무자비하게 혼란스럽더라도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고 정의가 무엇인지 갈구하자. 이제부터 용기를 낸다면 늘 현명한 선택을 해온 우리 국민들은 일순간 제자리를 찾을 것 아닌가.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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