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문화축제 통합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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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마한문화축제 통합의 방향

우승희 전남도의원(영암1·더불어민주당)
지난 2015년 처음 시작된 마한축제가 올해도 나주와 영암에서 각각 개최되었다. 같은 마한을 주제로 영암은 마한문화축제, 나주는 대한민국 마한문화제가 10월 같은 기간에 5회째 열렸다. 마한축제가 열린 나주 반남면 국립나주박물관과 영암 시종면 마한문화공원은 자동차로 8.3km 약12분 거리다. 다른 점은 나주 5억9천만원, 영암 1억5천만원 예산 차이에 따른 행사의 내용과 규모다.
축제통합 필요성은 시작부터 제기되었다. 마한문화 관심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다행이 올해 축제에서는 영암군수와 나주시장이 마한축제 통합에 합의하고 개막식 인사말에서 공식 발표했다.
최근 필자는 축제통합 실무협의 촉진 차원에서 마한축제 통합 세미나를 가졌다. 그러나 축제 통합이 간단한 문제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현재 통합 개최중인 축제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55년 부여에서 시작한 백제문화제는 1966년 공주참여, 1979년부터 2006년까지 격년제로 개최됐다. 2007년부터 충남도와 공주 부여가 통합 개최하여 2015년 백제역사유적지구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로 축제 위상도 높아졌다.
자동차로 37km 약 40분 거리인 공주와 부여가 공동개최한 백제문화제는 성공적인 축제로 평가받았다. 그 이유는 세계 최고 권위의 '피너클 어워드' 축제상 수상, 농특산물 판매와 야간 볼거리 제공 등 수익형 체류형 문화축제로 육성, 민간전문가 중심의 추진위원회 구성과 통합 개최를 통한 안정적 재정지원 등이 꼽힌다.
그러나 최근 공주와 부여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공주는 백제 등불제 등 야간볼거리와 시내권을 연결한 체류형 축제로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1년에 2번 개최를 주장했다. 하지만 부여는 올해 10월 격년제를 공식 제안했다. 내용 중복과 예산 비효율, 관광객 감소와 사비천도행렬의 주민피로감 등 공동개최 회의론이 제기됐다. 충남도의회에서도 무분별한 경쟁과 지역 이기주의 극복을 위해 백제문화제 격년제가 주장됐다. 올해 백제문화제 예산은 총 91억원으로 충남도 27억, 부여 28억, 공주 36억원이었다.
명량대첩축제는 2008년부터 전남도와 해남, 진도가 통합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전남도 주관 축제로 개최되면서, 진도와 해남의 이미지가 부각되지 않고 지자체에도 도움 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진도는 신비의 바닷길 축제가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하여 명량대첩축제 비중이 적다. 하지만 해남은 명량대첩축제에 집중했다가 전남도만 부각된다며, 올해 제1회 미남축제를 열어 대표축제 육성을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분리 개최되는 축제를 통합하여 도축제화 하면, 전남 대표축제로서 위상 확립과 지역상생 효과가 높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통합축제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그냥 지나칠 일은 아니다.
축제 평가위원들 자문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광주대 안태기 교수는 마한축제가 나주와 영암을 넘어 마한유적을 보유한 전라권을 아우르고, 마한문화 정체성을 담은 콘텐츠 확충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규모 키우기에만 몰입하지 말고 공동연구를 통해 국내외 관광객 눈높이에 맞추고, 통합 관점에서 나주와 영암이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제시했다.
전남도립대 박창규 교수는 신라문화제가 경주세계문화엑스포로, 진주 개천문화제가 남강 유등축제로, 역사축제에서 관광테마형 자립형 수익형 축제로 진화중인 축제흐름 파악을 강조했다. 또 축제보다 마한 역사유적이 지역의 자긍심이라는 공감대가 부족하다며, 마한문화 아카데미를 제안했다.
종합해볼 때 지자체간 무리한 축제경쟁을 지양해야 한다. 유물에서도 확인되듯 반남과 시종은 하나의 정치체였다. 영산강 유역의 문화권을 연결하는 마한의 심장부였다. 대표축제 육성도 중요하지만 따로 개최되는 마한축제가 마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주지 않아야 한다. 백제문화제와 같이 관 주도에서 민간이 주도하는 축제 추진도 검토해 볼 만 하다.
또한 영암과 나주가 서로 이익이 되는 축제여야 한다. 무조건적 통합보다 조사 발굴 된 유물의 스토리텔링과 콘텐츠화로 마한의 정체성을 확립하면, 지역간 연계로 경제적 파급효과가 높은 축제가 될 것이다. 특히 변화하고 진화중인 국내외 축제 흐름 파악이 중요하다.
더불어 양 시군이 마한축제 통합이라는 원칙에 동의한 만큼 우선 통합의 로드맵을 정해야 한다. 마한축제의 내용적 결합도 강화해야 한다. 영산강마한문화권에 대한 브랜드 강화와 관광 활성화 기여라는 큰 방향과 통합 원칙 속에서 실무적인 협의를 통해 간격을 좁혀나가면, 천년의 시간을 넘어 영암과 나주가 축제로 다시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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