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교육 백년지대계는 유치원 교육 확충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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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영암교육 백년지대계는 유치원 교육 확충부터

박정용 문태고등학교 교사 도포면 영호리 출신
전라남도교육청이 오는 4월15일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도내의 후보자들에게 '전남교육현안 20개 공약'을 제안했다고 한다. 특별히 눈에 띄는 공약은 유치원의 '유아학교' 명칭변경과 '유아교육의 국가책임 강화와 내 집 앞 유아·초등학생 돌봄센터 구축'이다. 총선 때마다 보아온 일이지만 우리 지역의 출마자들이 제시한 공약에는 지역사회의 다른 이슈들에 묻혀 교육분야의 공약은 늘 뒷전으로 밀려나곤 했기 때문에 이번에 도교육청이 총선 출마자들에게 제시한 전남교육현안을 공약으로 제안한 일은 시의적절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유·초등교육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여 국가교육 초기 단계부터 지역간, 계층간 교육격차를 줄여야한다는 신념을 가져온 필자로서는 이번 도교육청의 제안에 특별히 관심이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뜻있는 사람들이 우려하듯이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교육격차이다. 교육격차는 같은 학령기(동일 학년)의 학생들 사이에 나타나는 교육성과(성적)의 차이를 말한다. 주로 교육격차는 학교 등급이 바뀌는 시기에 뚜렷이 나타난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에 진학하는 시기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시기가 대표적이다.
실질적으로 교육격차는 가구당 소득수준, 지역, 학부모의 교육 수준 등 다양한 요인에서 비롯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부모의 소득격차에 비례하여 투여된 사교육비 양에 따라 격차가 발생하고, 도·농간의 격차가 심하고, 가정의 교육열 배경에 따라 발생한다. 이런 관점에서 비교해보면 우리 영암지역은 위의 세 가지 영역에서 모두 열악한 상황이다. 소득이 낮은 농촌지역이고 그러다 보니 소득과 가정의 교육적 역량이 전국의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다.
'2019 전남교육통계연보'에 나오는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이런 우려가 수치로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이에 따르면 우리 영암교육지원청 관내의 유·초·중·고에 투입된 자원의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학생 1인당 년 간 에너지 사용량(전기)은 유·초·중·고 순으로 많지만 고등학생의 사용량이 유치원생의 4.6배이다. 학생용 컴퓨터 보유 대수는 태블릿을 포함해서 유치원이 겨우 4대, 초등학교가 976대, 중학교가 773대, 고등학교가 694대이다. 정보화시대를 살아가는 보통사람의 관점에서 볼 때 깜짝 놀랄만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1인당 교원수도 유·초·중·고 순서대로 10명, 8.6명, 6명, 8.2명으로 나타났다. 유치원이 가장 많다. 유치원 교육의 질을 위해서는 유치원 교원이 지금보다 2배 정도는 더 확충되어야 할 것이다.
공교육의 초기 단계부터 벌어지기 시작하는 교육격차는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더욱더 커진다. 그 간격을 메꾸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저출산의 가장 큰 요인중에 하나가 바로 교육문제이다.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들이 아무리 출산률을 높이기 위해 애를 써도 유치원 단계부터 교육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하여 실질적으로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공염불에 불과할 것이다. 유치원 단계부터 국가가 젊은 학부모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교육 자원 확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또 불충분한 교육 자원으로 인한 교육격차가 해결될 가망이 없다면 일찌감치 학부모와 학생들은 우리 지역을 떠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더욱이 4차산업혁명시대에 유아기부터 일어나는 디지털 리터러시 격차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미 나이든 세대들이 실감하는 부분이 바로 디지털 리터러시 문제다. 문맹도 서러웠는데 정보화 시대에 총아인 디지털 문맹은 얼마나 세상을 갑갑하게 만드는지 실감하고 있지 않은가? 작금 코로나19로 인한 재택 온라인수업 실시를 좋은 기회로 삼아 총체적으로 유치원에 대한 교육자원 투자를 충분하게 하여 위기를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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