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교육공동체에 관심과 참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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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교육공동체에 관심과 참여를

박정용 문태고등학교 교사 도포면 영호리 출신
지역의 초·중등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전라남도교육청과 각 지역 교육지원청이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에 처한 지역 학교교육을 살리기 위해 ‘마을교육공동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전남미래교육 내실화를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21세기 4차산업혁명의 현실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는 현재 학교 교육의 한계점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처 방안의 하나로 지역사회에 ‘배움의 네트워크’를 확장하겠다는 바람직한 교육혁명을 제시하고 나선 것이 늦은 감은 있지만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된다. 마을교육공동체 교육과정을 만들어 ‘학습자들이 주도적으로 마을 주민이나 마을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고, 배우고, 실천하면서 삶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고 마을의 주체로 성장하면서 마을을 학습생태계로 만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지역에서 교육혁신을 공론화하고 이를 현실화하는데 애를 쓰고 있는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학생·교직원·학부모 등 교육 핵심주체가 서로 연대하고 소통하는 마을교육공동체 문화를 뿌리내려 지역을 살리려는 제2의 새마을운동같은 교육·사회적 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필자를 포함하여 지역의 뜻있는 분들이 여러 차례에 걸쳐 ‘영암교육공동체’가 필요하다는 주장들을 펼쳐왔지만 의미 있는 메아리를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제 영암교육지원청이 주체가 되어 이름은 다르지만 뜻은 같은 마을교육공동체를 구성하여 학교 울타리 밖의 지역 자원들을 교육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혁신적인 시도를 지역사회가 좀 더 잘 이해하고 이에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20여 년 전부터 이러한 교육 혁신이 시작되어 이제는 상당히 진전된 단계에 와있다고 한다. 미국과 일본의 커뮤니티 스쿨, 캐나다의 마을교육공동체, 프랑스의 지역사회 교육공동체, 덴마크의 청소년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영국의 마을교육공동체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네팔과 방글라데시 같은 제3세계 국가들도 지역학습센터를 중심으로 하는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서두에 필자가 ‘늦었지만’이란 말을 할 수 밖에는 없었던 이유이다. 국내에서도 이미 상당히 많은 지자체나 교육청이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을 정착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우리 지역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훨씬 더 이런 운동의 성공이 절실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마을교육공동체는 의무교육에 해당하는 학령기 학생들만을 염두해 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50대 이상 대부분의 성인들은 여러 가지 형편상 초·중등 교육을 받지 못해 이것을 평생 한으로 간직한 분들이 많다. 그래서 고등학교 교육까지 의무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 의무교육의 범위를 교육 서비스를 받지 못한 전 국민에게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학령기 아이들만이 아닌 학령기 밖의 어른들도 개인적인 사정만 허락한다면 고등학교 교육까지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야간 교육과정 혹은 주말반을 만들어서라도 보다 많은 지역의 어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설혹 학교교육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과거 부족한 교육 자원 때문에 굉장히 제한적인 교육만 받았던 성인들도 이제 선진화된 교육 연건하의 풍성한 교육 기회에 대한 수요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고, 이를 다시 누릴 재교육의 기회도 함께 제공이 되었으면 좋겠다. 필자도 시골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음악 시간에 제대로 된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교육을 받아보지를 못해 늘 그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더구나 지구촌이 디지털화 되어가는 현실에서 이를 이용하고 응용하는 교육은 이제 필수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성인들이 학교에 다니게 되면 시골에 아이 울음소리가 사라져 점차적으로 폐교의 위기에 처한 지역 학교 유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손자와 할아버지, 할머니가 한 교실에서 공부를 하게 되면 덤으로 다양성 교육과 더불어 인성교육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도 있겠다는 희망도 가져본다.
예부터 후손들 양육과 교육은 온 마을이 나서서 한다고 했다. 하지만 70년대 이후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면서 향촌 사회가 농업사회의 전통을 점차적으로 상실해 가면서 이런 말들은 유명무실해졌다. 조금만 도시화가 진행된 지역이라면 직업이 서로 다른 이웃들은 서로 얼굴도 모르고 지내는 일이 다반사가 되어버렸다. 마을공동체라는 개념은 새마을운동이 시들해진 80년대 이후로는 자연스레 약화되어갔다. 공동체의 순기능이 사라진 지역사회는 더 이상 교육·사회적 역할을 상실하였고, 게다가 인구가 꾸준히 감소하는 현재에 이르러서는 지역이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는지도 불분명하여 공동체 정신과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뜻있는 사람들이 안타까워하는 부분이었다.
이제 지역 교육지원청이 앞장서서 지역사회를 살리는 일을 하고 있다. 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지역의 중심 교육기관이 이제야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 같아 학교 교사인 필자는 이러한 움직임을 너무나도 기쁘게 생각한다. 우선 먼저 지자체가 교육지원청의 이런 노력에 긍정적인 자세로 적극적으로 화답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차차로 지역의 모든 기관들이 동참하고, 지역 주민들도 지역사회와 교육을 살릴 기회를 또다시 놓치기 전에 영암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참여해야 한다고 믿는다. 온 지역이 발 벗고 나서서 우리 지역이 활력을 갖추는 일에 총력을 기울여 마을교육공동체 프로젝트가 제2 새마을운동처럼 되었으면 한다. 교육이 살아야 영암이 산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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