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 후보는 차고 넘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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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 후보는 차고 넘치는데…

이진 前)영암군 신북면장 前)전라남도 노인복지과장 前)완도부군수
지방자치 부활로 군수를 선거로 직접 선출하게 된지도 벌써 26년이 지났고, 그동안 7번의 군수선거를 치렀다. 지역언론 보도에 의하면 내년에 치러질 군수선거에는 벌써부터 10여명에 이르는 자천타천 후보들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치러진 영암군수 선거에 어떤 분들이 출마를 했고 선거결과는 어떠했는지 살펴보고 다가오는 제8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성공한 군수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1995년 6월 27일 치러진 제1기 선거는 3명의 후보가 출마하여 민주당 박일재 12,691표(36.73%), 무소속 김철호 11,829표(34.23%), 민주자유당 전정식 10,029표(29.02%)로 박일재 후보가 당선되었다. 당시 박일재 후보는 재경영암향우회장을 역임한 변호사 출신으로 지역에서 활동한 경력이 거의 없음에도 민주당 전략공천을 받아 출마를 하여 지역토박이 무소속 김철호 후보를 불과 862표 차이로 누르고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두었다.
1998년 6월 4일 치러진 제2기 선거는 박일재, 김철호 두 후보의 리턴매치였는데 이번에는 거꾸로 박일재 후보가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김철호 후보가 공천을 받아 새정치국민회의 김철호 17,653표(51.9%), 무소속 박일재 16,355표(48.09%)로 새정치국민회의 김철호 후보가 3년전 패배를 설욕하고 당선되었다.
2002년 6월 13일 치러진 제3기 선거는 새천년민주당 김철호 18,369표(54.36%), 무소속 김일태 15,420표(45.63%)로 새천년민주당 김철호 후보가 당선되었다. 두 후보 모두 지역토박이자 김해김씨 같은 씨족끼리 맞붙어 치열한 접전을 벌였으나 정당공천과 현직군수 프리미엄을 앞세운 김철호 후보가 승리하여 재선에 성공했다.
2006년 5월 31일 치러진 제4기 선거는 현직 김철호 군수가 건강상 이유로 불출마한 가운데 열린우리당 김일태 16,691표(53.65%), 민주당 장경택 14,419표(46.34%)로 열린우리당 김일태 후보가 당선되었다.
2010년 6월 2일 치러진 제5기 선거는 김일태 군수가 무투표 당선되어 재선에 성공했고 2014년 6월 4일 치러진 제6기 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 전동평 16,382표(50.7%), 무소속 김일태 11,810표(36.55%), 무소속 최영열 4,115표(12.73%)로 전동평 후보가 당선 되었는데, 김일태 후보의 3선 달성여부가 최대의 관심사였으나 무소속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김일태 후보의 3선이 좌절되었다.
2018년 6월 13일 치러진 제7기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전동평 15,717표(51.4%), 민주평화당 박소영 10,620표(34.73%), 무소속 김철호 2,202표(7.2%), 무소속 박성호 2.035표(6.65%)로 더불어민주당 전동평 후보가 당선 되었는데, 현역 군수에 맞선 행정가 출신 정치 신인 박소영 후보가 34.73%라는 깜짝 득표율을 올려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을 거쳐 당선된 역대군수들에 대한 평가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박일재 군수는 법조인 출신답게 정치적 고려보다는 법과 원칙에 입각한 합법적이고 청렴한 군정을 펼친 반면에 정치적 소통은 다소 미흡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 뒤를 이은 김철호 군수는 지역토박이로서 탄탄한 대중적 지지와 중앙 정치인맥을 활용하여 청렴하고 뚝심있고 선굵은 군정을 이끌었지만 지역의 비전을 제시하는 군정철학은 아쉬웠다는 평가가 있다.
김일태 군수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정치와 사업을 한 정치·사업가답게 행정절차를 중시하는 행정관료들을 강력한 카리스마로 설득하면서 정치적 판단으로 지역현안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였으나 정치 반대세력을 포용하는 통합의 리더쉽은 미흡했다는 말이 있다.
현직 전동평 군수에 대한 평가는 아직 임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다만 자치단체장으로서 철학이 담긴 확실한 색깔을 보여 주었으면 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역대 군수선거를 살펴보면 우리 영암군은 지방자치가 부활된 이후 한번도 3선을 허용하지 않았다. 자치단체장을 3선까지 허용한 현행 지방선거제도의 취지는 3번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초선 4년 동안은 군정이 나아갈 방향을 정립하여 이를 실현할 기반을 다지고 이에 대해 선거로 군민들의 평가를 받아 재선이 되면 본격적으로 자신의 구상을 실현토록 함으로서 군정의 안정성 지속성을 확보토록 하는데 있다고 본다. 3선은 자치단체장이 지역발전의 획기적인 성과를 올렸을 경우 한번 더 군정을 맡아야 한다는 군민들의 공감대가 넓게 형성되어 군민추대 형식으로 선출되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 영암군의 경우 3선을 할만큼 군민들의 지지를 받은 군수가 없었다는 것은 군수라는 자리가 얼마나 어려운 자리인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본다. 성공한 군수는 군수 한사람 능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군민들이 함께 만든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이 선출한 군수가 잘못하고 있을 때 영암의 양심들은 소리를 내야 한다. 자기논에 물대기식의 이기적 주장은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되지만 건전한 비판과 질책은 지역발전의 촉매역할을 한다. 침묵하는 양심은 지역침체를 방조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영암의 양심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식자층은 알면서도 몸을 사리고 뒷전에 앉아 방관하고 있었고 각급사회단체는 연대하여 목소리를 내야 함에도 입을 닫았고 군민의 대의기관인 의회는 주어진 권한마저 다 행사하지 못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영암군 전직 공직자 출신들을 중심으로 영암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일체의 정치적 편향성을 배제한 순수한 군민운동을 통해 영암의 양심을 살려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활동이 주목된다. 영암의 양심이 살아나 영암에 새로운 생명의 기를 넣어주길 기대해 본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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