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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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이진 前) 영암군 신북면장 前) 전라남도 노인복지과장 前) 완도부군수
인류가 만들어낸 발명품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인류생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발명품 중 한가지는 바퀴라고 볼 수 있다. 바퀴는 기원전 4천년 경 고대문명의 발상지인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을 끼고 있는 메소포타미아인들이 발명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들은 처음에는 바퀴를 그릇을 빚는 도자기 물레로 사용하다가 이를 수레에 부착하여 운송수단으로 사용하였는데, 이후 보다 더 효율적인 운동수단을 만들기 위해 연구를 거듭한 결과 바퀴를 이용한 자동차를 만들게 되었다. 자동차의 발명은 공간이동을 쉽고 빠르게 만들어 인류문명을 발전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역사적으로 최초의 자동차는 1482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만든 태엽으로 움직이는 자동차였는데, 당시에는 실용화 되지 못한 장난감 수준이었다. 이후 1569년 폴란드의 시몬 스테빈이 풍력자동차를 발명하였고, 1769년에는 니콜라스 조셉 퀴뇨가 최초로 증기자동차를 만들었는데, 시속 5㎞ 속도에 15분마다 물을 보충해주어야 했기 때문에 상용화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한다. 오늘날과 같은 내연기관 자동차는 1879년 독일의 칼 벤츠가 최초로 가솔린 엔진을 만든 이후 1892년에는 역시 독일 출신 루돌프 디젤이 디젤엔진을 발명함으로서 내연기관 자동차 전성시대를 가져오게 되었다.
그러나 내연기관 자동차는 화석연료를 사용함으로서 대표적인 온실가스 배출원으로 지목되고 있고 미세먼지를 발생시켜 대기오염을 유발함에 따라 내연기관 자동차에 대한 환경오염 규제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내연기관 자동차의 대안으로 친환경 전기자동차 보급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영국과 프랑스는 2040년부터 가솔린, 디젤 차량의 판매를 금지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고, 노르웨이도 2025년까지 일반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를 중단하는 계획을 준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을 보유한 중국 역시 일반 내연기관 차량의 생산과 판매를 금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자동차산업 변화에 따른 전기자동차 판매 시장동향을 살펴보면, 전 세계적으로 2020년도에 225만대가 판매되었고 2021년에는 16.4%가 증가된 264만대, 2025년에는 850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자동차 점유율도 2025년 10%에서 2030년 28%, 2040년 58%로 가파르게 상승 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최근 우리지역에 생산공장을 갖고 있는 기아자동차도 중장기 미래전략을 발표하면서 미래사업 체제 전환을 위해 2025년까지 총 29조원을 투자, 내연기관 자동차 위주의 사업 체제를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하여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2022년부터 모든 차급에 신규 전기차 모델을 투입하여 2025년에는 총 11종의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하여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연간 생산하는 자동차 46만대 중 약 9만대를 2025년까지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한다.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내연기관 자동차가 친환경 전기자동차로 대체된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엔진과 트랜스미션(C.G)을 핵심으로 한 내연차가 모터와 배터리를 주축으로 하는 전기차로 바뀌게 되면 자동차 부품수가 3만여개에서 1만여개로 기존대비 1/3로 줄어들게 되고, 이는 협력업체들의 일감감소로 이어져 경영난과 함께 일부 업체는 퇴출이 불가피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한다. 현재 광주지역 기아자동차 협력업체는 250여개소가 있는데 전기자동차라는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생태계가 열리면서 혹독한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 하니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전기자동차는 경정비 대상인 엔진오일, 변속기 오일 등 각종 오일류, 엔진과 변속기와 관련된 부품 자체가 사라지면서 이에 관한 정비 수요도 없어져 자동차 정비업체 타격도 불가피 하다. 실제 국내에서 전기자동차 보급률이 가장 높은 제주도의 경우 전기차 보급률이 5%까지 올라가는 동안 정비업소 59개소(12.6%)가 폐업했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가뜩이나 지역 내 일자리가 없어 많은 젊은이들이 취업난을 겪고 있고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데 과학문명이 인류생활을 편리하게 한 반면 일자리를 뺏앗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현실이 난감하다. 그러나 세상 모든 이치가 생태계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자동차 관련 업체가 변화하는 자동차산업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길 기대하면서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인 뒷받침도 있어야 할 것이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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