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 前) 영암군 신북면장 前) 전라남도 노인복지과장 前) 완도부군수 |
3선 시장·군수를 선출한 지역은 목포, 광양, 담양, 장성, 영광, 강진, 무안, 완도, 함평, 구례, 고흥, 진도 등이고 내년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시장·군수는 7∼8명에 이르는데 이들은 현직 프리미엄과 초선·재선을 거치면서 쌓아 올린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3선을 향해 열심히 뛰고 있지만 3선이라는 고지에 오르는 것이 녹록지 않은 것 같다. 지역 실정을 잘 알고 있고 8년 동안 행정을 경험했다는 장점이 있지만 경쟁 상대들은 바꾸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이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주된 이유는 3선에 대한 피로감과 함께 8년이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에 대해 주민들이 식상해 하면서 변화와 혁신을 바라고 있을 뿐만 아니라 3선을 하게 되면 마지막 임기인 탓에 레임덕에 빠져 활기찬 시·군정을 기대하기 어렵고 부패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방자치법 제87조 1항에 "자치단체장의 임기는 4년으로 하며 자치단체장의 계속 임기는 3기에 한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는데 이처럼 3번 이상 못 하도록 한 이유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자치단체장 3선 연임 제한 위헌소송 판결문(2006.2.23)에서 "현직 자치단체장은 소속 공무원 및 지역지지세력을 이용하거나 인사권, 인허가권 등 많은 권한으로 선거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확보할 수 있어 장기 집권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장기 집권 과정에서 형성된 사조직, 파벌 등은 부정부패와 낭비적인 행정으로 이어질 소지가 높은 반면에 자치단체장에 대한 견제수단은 미흡함으로 제한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처럼 장기재임에 따른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3선 이상 못하도록 법으로 제한을 했는데 그러면 왜 재선으로 제한하지 않고 3선으로 제한했을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초선 4년은 시장·군수가 자신들이 구상한 시·군정을 실현할 기반을 다지고 이에 대해 유권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재선되면 재선 임기 4년 동안 구체적인 성과를 내도록 함으로써 지역별 특색있는 시·군정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도록 하고자 하는 데 있다고 본다. 마지막 3선은 초선·재선을 하는 동안 시장·군수가 지역발전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 왔을 경우 한 번 더 해야 한다는 지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추대하는 형식으로 선출하도록 하고자 하는 취지가 아닌가 생각한다.
실제로 3선에 성공한 시장·군수들의 면면을 보면 함평 이석형 군수는 이렇다 할 자원도 없는 허허벌판 함평에 나비 축제라는 아이디어를 접목하여 일약 전국적인 축제로 부상시켜 함평을 크게 바꾸어 놓았고, 완도 김종식 군수는 남해의 작은 섬 청산도를 특유의 마케팅 행정으로 전국에 홍보하여 온 국민이 가 보고 싶어 하는 우리나라 섬 관광 일번지로 만드는 등 지역발전의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어 군민들의 큰 지지를 얻어 3선에 성공했다. 또 3선 군수 중에서 서삼석, 황주홍 두 분은 재임 시 성과를 바탕으로 중앙정계에 진출하여 국회의원으로서 지역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기도 했다.
지역의 리더가 미래를 내다보면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여 지역이 먹고 살아갈 전략산업을 육성하고 문화예술을 꽃피우고 새로운 농정시책을 발굴하고 소외계층을 보호하고 낙후된 지역에 관심을 갖고 균형 발전을 모색하는 등 지역에 획기적인 변화와 발전을 가져 왔다면 당연히 일할 기회를 더 주어야 한다. 반면에 지역을 발전시켜 보겠다는 치열한 고민은 하지 않고 선거를 겨냥한 선심 행정이나 벌이면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 지역발전의 철학과 비전을 갖춘 새로운 인물로 바꾸어 변화를 시도해 보아야 한다.
민선 자치 이후 우리 영암은 한 번도 3선 군수를 허용하지 않았다. 군수라는 자리가 얼마나 어려운 자리이고 우리 군민들이 역대 군수들에 대해 얼마나 단호한 평가를 내렸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다. 다가오는 내년 지방선거에 군민들이 영암군 최초 3선 군수를 만들어 낼지 아니면 새로운 인물로 바꾸어 영암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게 할지 유권자들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