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유복 전 도포농협 조합장 |
한우는 우리 민족에게 없어서는 안될 구세주와도 같은 존재이다. 일제 치하 36년 시절 우리 민족은 80% 이상이 농사를 짓는 농경사회였다. 그시절 우리 농업은 비료도 없이 거치른 땅을 갈고 경운할 농기계도 없이 오직 한우가 준 외양간 두엄으로 만든 퇴비를 밭과 논에 뿌리고 한우의 힘으로 논과 밭을 갈아 곡식을 심고 거두어 살아왔다. 또한 잔혹한 일제의 노략질에 이은 공출로 식량을 빼앗기고 굶주림에 시달리며 나라 잃은 설움과 고단한 삶에 지친 우리민족에게 죽어서는 고기를 주고 살아서는 희망을 주었다. 세상에 그 어느 가축보다도 우리 민족에게는 없어서는 아니 될 보배와 같은 가축이었다.
그러나 지금 현실은 정부 정책의 잘못으로 한우가격은 폭락하였으나 소비자들은 한우소고기가 너무 비싸 수입소고기를 선호하게 하고 있으니 통탄할 일이다.
나 또한 한우를 사육하고 있으나 금년 설 명절에도 한우 갈비는 너무 비싸 결국 수입갈비살로 차례상을 차리고 온가족과 명절을 보냈다.
한우 암소기준 2022년 1월 50개월령 700kg가격은 700~800만원에 경매됐으나 2023년 현재 기준은 400~500만원 경매되어 45~50%까지 폭락했다. 수소거세우비육 도살 후 경매가격은 2022년 1월에 비하여 30% 이상 폭락하였어도 정육점에 소고기 소비자가격은 옛날 그대로 판매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다수 소비자가 비싼 한우소고기 대신 수입소고기를 구매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소고기시장의 수입소고기 점유율이 70%대에 육박하고 있어 이대로 소고기유통제도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한우사육기반은 송두리째 붕괴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다.
지금 우리는 잘못된 제도나 관행을 과감히 버리고 능률적이며 혁신적인 제도로 바꿔야 한다. 정부당국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축산물 유통을 위하여 현실에 맞지 않는 자유화 제도를 폐지하고 혁신적인 연동제도를 선택해야 한다.
연동제도란 소 도축 후 경매가격에 유통비용과 마진이 합해진 가격에 정육코너에서 소비자가 소고기를 구매하는 제도로, 도매가격이 오르면 소비자 가격도 올리고 도매가격이 떨어지면 소비자 가격도 내리는 도소매 연동제를 말한다. 소사육두수가 많아 수요에 비해 공급 많으면 소 가격이 떨어져 결국 소고기 가격이 내리므로 소비자는 싼 가격에 한우소고기를 구매하고, 소비가 확대되면 소사육두수가 줄어 소 가격이 오르므로 소를 키우는 농가는 안정적으로 한우를 사육함으로써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이익이 가는 제도다. 관계당국은 지금의 한우가격 폭락 사태를 방관만 하지 말고 우리 한우를 지켜야 한다. 이를 통해 벼랑 끝에 내 몰린 한우 사육농가에게 희망을 주길 바란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