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 정책선택 100년을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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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자치단체 정책선택 100년을 좌우한다

손태열 영암발전희망연대 회장 전 전남도의원
행정은 사익을 추구하는 기업과 달리 공익실현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행정은 정책이라는 수단을 통해 공익을 추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책은 그 속성상 필연적으로 이해관계가 충돌하기 때문에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고도의 정치·행정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정책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그 정책이 갖고 있는 순기능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정책으로 초래되는 부작용도 면밀하게 검토하는 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잘못된 정책판단이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발생하게 하거나 지역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해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난 민선 제9대 전라남도의회 의원으로 일하면서 광역자치단체의 정책 수립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자치단체 정책 수립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더 절감하고 있다.
우리 영암군도 그동안 지역발전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쳐왔고 많은 성과도 거두었지만 몇 가지 정책은 아쉬움이 남는다. 아쉬웠던 사례를 몇 가지 살펴보면 우선 영암군청사 입지선정을 들 수 있다. 노후된 영암군 청사를 1981년 재축하면서 군청소재지인 영암읍 외연 확장을 위해서는 청사를 외곽으로 이전 재축하여야 함에도 기존 군청사 주변 기득권 인사들의 입김에 휘둘려 현 위치에 재축을 하게된 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철거된 옛 군민회관도 마찬가지다. 군민회관은 군민들의 접근성이 좋아야 하고 주차시설 등 부대시설 설치가 용이한 장소로 선정하여야 함에도 주변 상인들의 이기주의를 극복하지 못하고 비좁은 위치에 신축하였다가 얼마 사용하지도 못하고 철거한 기억을 갖고 있다.
덕진면에 소재한 '서부지방산림청 영암국유림관리사무소'도 아쉬운 사례다. 당시 '서부지방산림청 영암국유림 관리사무소'부지를 선정하면서 산림청에서는 단지 덕진면 일원에 국유지가 있어 부지확보가 용이하고 예산이 절감된다는 이유만으로 생활권과 동떨어진 현 위치로 결정하였는데 영암군이 부지선정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관여하여 군청소재지인 영암읍으로 유치하였다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이용객들 접근성도 높일 수 있었지 않나 생각된다.
지금은 그룹이 해체되었지만 과거 호남의 대표기업인 해태그룹의 해태유업 호남공장도 애초에는 영암에 건립하려고 했으나 영암 토지소유자들이 턱없이 높은 가격을 요구하여 유치되지 못하고 강진으로 가게 된 것도 아쉬웠던 일이다.
체육시설 설치도 아쉬움이 있다. 공설운동장과 실내체육관, 기타 체육시설을 한 곳으로 모아 이용객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체육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월출산 주변에 체육시설용지 시설 결정까지 완료하였으나 정치적 이해관계로 무산되었다.
기찬랜드에 들어선 '한국트로트가요센터'도 마찬가지다. 기찬랜드 조성계획에 없는 '한국트로트가요센터'를 부지마련이 용이하고 행정절차가 쉽다는 행정 편의적인 발상으로 추진한 결과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사례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는데 있다. 영암공공도서관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군민들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고 관계전문가들과 충분한 협의를 해야 했음에도 과거의 전철을 밟았다가 자치단체장이 바뀌고 나서야 번복되는 일이 있었고, 어렵게 유치한 '월출산생태탐방원' 부지결정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지역의 시설물 위치 결정은 당연히 지역민들의 의사가 반영되어야 함에도 발주기관의 입김이 작용했다고도 하고 지역 안배 차원에서 결정되었다고도 한다. '순간의 선택이 십년을 좌우한다'라는 어느 전자제품 광고 문안이 생각난다. 한번 집행된 정책은 되돌리기 어렵고 막대한 부담을 지역민들에게 안기게 된다. 지역에서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보다 더 시대의식을 갖고 흔들리지 않는 주관과 소신으로 지역이기주의를 극복하면서 지역의 먼 미래를 내다보는 성공하는 정책을 펼쳐주길 기대한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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