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문화관광재단 측은 향추위에서 밝혔다는 설명 자료를 통해 “축제 대행사와 축제 주관기관인 재단 관계자 등이 긴급 논의한 결과 축제 준비에 투입된 일부 비용 중 실제로 이행된 부분에 대해서만 정산을 진행하고, 행사 취소에 따른 책임은 기관과 협력사 모두가 함께 분담하는 방향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했다. 또 “1차 연기에 따른 비용, 취소에 따른 5월 황금연휴로 인한 협력사 및 예술단체의 피해 또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이에 총 15억5천900만원의 예산 중 51%인 8억200만원을 반납 조치할 수 있도록 협의했으며, 이와 관련 행정 절차는 신속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재단 측의 이 설명 자료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아직 정산도 하지 않은 상황에 축제 예산을 뚝 잘라 “이정도만 반납하겠다”는 식이다. 각 부문별, 프로그램별 예산 가운데 이미 투입되어 반환 불가한 액수가 얼마인지 정확하게 계산한 뒤 밝혀야 할 일이라는 뜻이다. 둘째는 향추위 설명만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군민 모두에게 공개해야 한다. 뭉뚱그리지 말고 낱낱이 밝혀야 한다.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던 구제역은 이미 발생한 농가에서 또 발생할 만큼 불안정했다. 올 축제기간을 유례없이 9일로 늘린 이유이기도 한 ‘벚꽃’ 없는 왕인축제는 흥행 가능성이 뻔했다. 결국 막대한 축제 예산 낭비는 과감한 정책결정을 미적댄 군정책임자 탓으로 볼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축제를 5월로 미뤘으면 그 즉시 16억여원으로 확대 편성한 예산 투입을 중단하고 프로그램도 재정비했어야 했다. 어린이 날 행사 연계 개최 취지에 맞게 과감한 규모 축소가 마땅했다. 이를 수수방관한 재단의 책임 또한 막중한 것이다. 축제 예산의 낭비가 왜 이렇게 규모가 큰지, 어떻게 낭비되었는지 영암군과 재단의 충실한 설명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