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원 손실이 발생했다는 왕인문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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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원 손실이 발생했다는 왕인문화축제

‘2025 왕인문화축제’ 개최가 결국 취소되면서 막대한 재정손실이 현실화한 모양이다. 축제 취소 결정이 내려진 4월11일 향토축제추진위원회에서 영암문화관광재단 측이 총 16억여원에 이르는 축제 예산 가운데 손실 규모가 무려 8억여원에 달한다고 추산했기 때문이다. 이는 정산절차가 완료되기 전의 액수여서 당연히 규모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종전 나흘 동안 개최되어온 축제 예산(12억여원)에 거의 육박하는 규모인 점에서 예삿일이 아니다. 워낙 급박한 구제역 사태 때문이기는 하나, 축제 개최 여부에 대해 신속하고 과감한 정책결정을 내려야 할 영암군은 꾸물대고 망설였다. 그러는 사이 평년 축제 예산과 거의 맞먹는 군민 혈세만 날린 꼴이 되었으니 그 책임 규명은 불가결한 일이라 할 것이다.

영암문화관광재단 측은 향추위에서 밝혔다는 설명 자료를 통해 “축제 대행사와 축제 주관기관인 재단 관계자 등이 긴급 논의한 결과 축제 준비에 투입된 일부 비용 중 실제로 이행된 부분에 대해서만 정산을 진행하고, 행사 취소에 따른 책임은 기관과 협력사 모두가 함께 분담하는 방향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했다. 또 “1차 연기에 따른 비용, 취소에 따른 5월 황금연휴로 인한 협력사 및 예술단체의 피해 또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이에 총 15억5천900만원의 예산 중 51%인 8억200만원을 반납 조치할 수 있도록 협의했으며, 이와 관련 행정 절차는 신속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재단 측의 이 설명 자료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아직 정산도 하지 않은 상황에 축제 예산을 뚝 잘라 “이정도만 반납하겠다”는 식이다. 각 부문별, 프로그램별 예산 가운데 이미 투입되어 반환 불가한 액수가 얼마인지 정확하게 계산한 뒤 밝혀야 할 일이라는 뜻이다. 둘째는 향추위 설명만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군민 모두에게 공개해야 한다. 뭉뚱그리지 말고 낱낱이 밝혀야 한다.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던 구제역은 이미 발생한 농가에서 또 발생할 만큼 불안정했다. 올 축제기간을 유례없이 9일로 늘린 이유이기도 한 ‘벚꽃’ 없는 왕인축제는 흥행 가능성이 뻔했다. 결국 막대한 축제 예산 낭비는 과감한 정책결정을 미적댄 군정책임자 탓으로 볼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축제를 5월로 미뤘으면 그 즉시 16억여원으로 확대 편성한 예산 투입을 중단하고 프로그램도 재정비했어야 했다. 어린이 날 행사 연계 개최 취지에 맞게 과감한 규모 축소가 마땅했다. 이를 수수방관한 재단의 책임 또한 막중한 것이다. 축제 예산의 낭비가 왜 이렇게 규모가 큰지, 어떻게 낭비되었는지 영암군과 재단의 충실한 설명이 필요한 때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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