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구의 발목을 잡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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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누가 누구의 발목을 잡는가 ?

조 웅
영암 통합신문사 대표
(사)전국아파트연대 공동대표

요즈음 군민들의 최대 화두는 군이 추진하는 산수뮤지컬사업과 김일태 군수의 막말정치일 것이다.
지방자치가 실시된 지 20여년이 흘렀다. 그동안 풀뿌리 민주주의는 발전과 함께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이 바로 선거에 의해 뽑힌 단체장과 지방의회와의 부조화다.
어떤 지역은 일당독주로 지방의회가 단체장의 시녀로 전락했는가 하면 어느 지역은 단체장과 의원들과의 대립으로 정책과 비전은 실종되고 지역의 갈등과 균열만 커지고 있다.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지방자치의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지방자치 본래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지방 지도자들의 책임이 크다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 고장 영암도 이런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선거제도를 통해 영암군민들은 (투표를 했건 안했건) 군민들의 주권 중 일부를 단체장에게 4년간 위임했다. 또 단체장을 견제 감시하는 권한을 군의원들에게 위임했다.
이들은 4년 간 부여받은 권한을 잘 활용해 군민들이 평안하고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도록 노력 한 다음 4년 뒤에 군민들에게 그 권한을 되돌려주어야 한다. 이것이 군수와 의원들에게 내린 군민들의 위임사항이자 준엄한 명령이다. 이것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다음은 화두가 되고있는 산수뮤지컬사업이다.
군의회는 지난 7월 추가경정 예산 중 산수뮤지컬사업 대체지 토지매입비 5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그 이유는 시간을 두고 타당성 검토를 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이런 의회의 결정을 보면서 군민의 한사람으로 흐뭇함과 함께 걱정이 교차됨을 느꼈다.
지난 20여년 간의 군의회를 생각하면서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의원들이 이제는 정말 군민들이 위임한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는 모습에 흐믓함을 느꼈다. 하지만 걱정은 정말 의원들이 산수뮤지컬의 사업성과 중요성을 알면서 권한을 행사했는지였다.
필자는 산수뮤지컬사업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또 군의원들도 잘 알지 못하고,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산수뮤지컬사업은 약 490억원이 들어가는 영암의 미래를 좌우할 대형사업이다.
군민들의 대의기구인 의원들 조차도 잘 알지 못하고 이해를 못하는 사업을 군민들은 알 수 있을까? 영암군이 산수뮤지컬사업을 군민들이 잘 이해하고 찬성하는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사업을 추진한다면 그것은 독선과 오만이다. 군민들은 산수뮤지컬사업을 추진하라고 단체장에게 위임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최근에 알려진 산수뮤지컬사업 대체 편입지 매입 사건은 위법행위이자 일종의 대 군민 사기극이다. 이미 다른 예산(관람석 등을 조성하기 위한 토지매입비)을 전용해서 대체 편입지를 미리 구입해놓고, 그 내용을 속이고 추경예산에 편입해 통과시켜달라는 행위는 무엇인가? 누가 누구를 위해 속이는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취지가 좋을 지라도 추진과정 속에서 불법, 탈법, 속임수가 횡행한다면 그 정당성 타당성은 이미 상실되며, 성공할 수도 없을 것이다.
중국 정부가 유명한 관광지 계림지역에 산수뮤지컬 공연장을 지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실경 야외 뮤지컬사업을 영암군이 벤치마킹하여 추진하려고 하는 ‘산수뮤지컬 영암아리랑사업’은 관람 관광객만 해도 연 75-100만명으로 추산한다고 군 관계자는 말하고 있다.
정말 이렇게 된다면 반대하는 군민이 어느 누가 있겠는가? 이 정도라면 영암을 찾는 일반 순수 관광객은 그 2-3배 정도는 될 것이다. 천지개벽할 상황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런데 왜 군의회와 많은 군민들은 반대와 의혹의 눈초리로 영암군을 쳐다보고 있는가? 이는 영암군 집행부가 군민들을 대하는 잘못된 자세 때문일 것이다. 군민들을 속이고, 중요사업은 밀실에서 자기들끼리 추진하면서 일방적인 찬성만을 강요하는 태도를 군민들은 이미 수없이 경험했다.
그렇다면 과연 산수뮤지컬사업에 대한 갈등을 해소할 방안은 없는 것인가?
먼저 집행부에 제안한다. 지금까지 진행된 사항을 숨김없이 공개하라. 그리고 주민토론회와 공청회를 여러 차례 개최해 사업의 타당성, 적법성, 수익성에 대해 철저히 검증을 받아야 한다. 여기에는 영암군과 300억원 규모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진 (주)영아트테인먼트도 포함된다. 그 이후 군민들의 동의를 구해야 할 것이다.
군의회에 바란다. 군민들의 대의기구라는 점을 망각하지 말고 좀 더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군민들에게 철저하게 보고하는 자세를 견지하기 바란다. 그래야만 몰상식에 의한 발목잡기라는 비난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 진정으로 영암군의 미래와 군민들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서라면 발목이 아니라 멱살잡이를 해서라도 끌어내려야 한다. 그리고 집행부의 위법사항은 과감히 감사를 청구하여 영암군에 법과 제도가 정착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하고, 절대 부패는 절대 망한다’는 교훈을 우리는 가까운 역사 속에서 체험했다. 영암군의 모든 정책, 논의의 중심에는 ‘영암군의 미래와 군민들의 행복’이 있어야 한다. 이를 무시한다면 역사의 심판과 함께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영암의 미래를 위해 누가 누구의 발목을 잡는지 군민들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아니 이젠 행동할 것이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죄악이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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