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류값 ‘반토막’… 농가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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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제

채소류값 ‘반토막’… 농가 ‘걱정’

출하물량 조절 등 생산자 보호·수급안정책 시급

올봄 배추, 양파, 무 등 농산물값이 심상찮다. 4월 들어 배추를 비롯한 채소류 산지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데 이어 기타 농산물값이 동반 하락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제 막 출하를 시작한 조생양파값이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고, 봄배추도 낮은 값에 거래되는 등 채소류 전반이 하락장세가 지속되자 농가들 걱정이 커지고 있다.
채소값 하락세는 배추가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주 서울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배추값은 10㎏ 상품은 5,361원으로 월 초인 1일의 8,304원 보다 35.4%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때의 1만2,986원에 견주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이다. 또 3월 한달 평균가격인 9,732원에 비해서도 32.3%나 낮은 값이다.
양파도 비슷하다. 지난주 가락시장에서는 1㎏ 상품이 588원에 거래돼 전날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전년 같은 때의 2,066원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이었다.
이같은 하락세의 원인은 배추의 경우 겨울배추 저장물량과 수입물량이 동시에 출하되고 있다는 것. 양파도 햇양파 출하가 시작되면서 수입물량이 동시에 시장에 쏟아져 나와 가격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같은 채소류값 하락은 생산자인 지역 농가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중간상인들로부터 계약금을 받고 계약재배를 했던 농가들은 시세가 폭락하자 상인들이 실물 인수와 잔금 완불을 포기하고 있어 농가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신북면 월평리 푸름채영농조합법인 김맹현 대표는 “생산자도 유통상인도 모두 손해를 보고 있다”며 “이같은 현상은 소비자 위주의 가격과 수급정책 탓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부가 소비자 가격을 낮추기 위해 수입물량 확대와 저장물량을 풀어버린 것이 한 이유이며, 농가들은 생산비 증가, 물류비 상승 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한편, 이같은 하락세는 채소류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내놓은 ‘청과류 전월 대비 하락품목’ 자료에 따르면, 풋고추 10㎏들이 하품의 4월 평균가격이 1만4,866원으로 3월 보다 64.5% 떨어지면서 하락 폭이 가장 컸고 얼갈이배추, 청양고추, 봄동, 청피망, 주키니호박, 셀러리 등도 전달에 비해 하락률이 50%를 넘어섰다. 이들 품목은 값이 3월에 비해 모두 반토막 났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같은 폭락세가 당분간 회복될 전망도 어둡다는 데 있다. 소비 상황마저 밝지 않다는 것도 일반적인 견해다. 산지 가격은 떨어지고 있으나 소매값은 잘 내리지 않고 있는데다 다른 분야 물가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어 소비심리도 잘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맹현 대표는 “배추가격의 국내시세가 너무 낮아 궁여지책으로 수출을 선택했지만 물류비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하고 “대만 수출 가격은 5월 중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시세는 상반기중에도 회복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암군 관계자는 “지역내 양파 재배물량이 적고, 배추는 대만 수출길을 확보해 수급불안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돼 채소류가격 하락에 따른 지역농가들의 피해는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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