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국립공원, 지역민의 自矜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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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월출산 국립공원, 지역민의 自矜心

정장훈
월출산국립공원 소장
남도 영암의 월출산국립공원으로 발령난지도 벌써 1개월이 지나 간다.
故鄕은 완도다. 하지만, 학교는 광주에서 다닌 관계로 주말이면 月出山 靈峰을 바라보며 완도를 오고 갔다. 청소년기의 나는 오고 가는 그 버스 안에서 영암 땅 대지 위에 우뚝 솟은 월출산을 남모르게 欽慕하였고, 浩然之氣를 키웠었다.
월출산은 1988년 6월 우리나라 20개 국립공원 중 마지막으로 국립공원에 指定되었다. 전 세계 220여 개 나라 중에서 국립공원 제도를 採擇하고 있는 나라는 160개국이다.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일수록 녹지 면적이 많고 또 멸종위기종의 피난처이기도 한, 생태계의 핵심 구심점인 국립공원이 그 위용을 자랑한다.
그리고 국립공원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국가의 자랑인 국립공원이 자신의 지역에 존재 한다는 사실 하나로 自矜心 또한 대단하다.
1967년 지리산이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 될 그 당시, 請願했던 많은 국민들은 국립공원에 대한 개념이나 趣旨보다는 지역 개발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있었다.
사실 국립공원의 지정 취지는 살아있는 자연생태계를 온전히 보전하여 후손에게 물려줌은 물론 지속 가능한 利用으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여가 休養空間으로 자리 메김 하기 위함이다. 그러다 보면 관광객의 방문이 늘어남과 동시에, 地域經濟가 활성화되고 發展해 나가는 것이다.
무분별한 개발로 녹지공간이 파괴되고 콘크리트 시설물이 난립한다면 국립공원은 여가 休養空間으로써의 자격을 상실하게 되고 그에 따라 국민들은 순식간에 발길을 돌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역의 쇠퇴를 불러올 것은 자명한 일이다.
최근 몇 몇 지자체에서 그 지역의 대표 공원들을 국립공원으로 指定 또는 昇格시켜달라고 정부에 무작정 건의하고 있다.
많은 운동선수 중 국가대표 선수는 아무나 될 수 없듯이 자연공원 역시 아무 산이나 국립공원이 될 수 없다. 일정한 자격 기준을 갖춘 자연공원 중에서 우수한 자원을 가진 공원만을 선별하여 국가가 지정하는 것이다.
生物 多樣性이 풍부하고 자연생태계가 原始性을 지니고 있는 곳이나, 특별히 보호할 가치가 높은 야생 동·식물이 살고 있거나 학술적으로 연구가치가 높은 곳, 수려한 자연경관 등을 검토 대상으로 하고 있다.
국립공원은 위와 같은 지정 조건을 갖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연공원 중에서 최고의 자격을 갖춘 곳이기도 하다.
월출산국립공원은 2009년 11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카테고리 Ⅱ(국립공원)로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국립공원이고, 한강이남 최고의 自然公園이다.
계곡과 능선이 거의 암반으로 뒤덮여 봉우리를 이루는 월출산국립공원은 산을 오르기 전 바라보는 그 순간부터 感動이 시작된다.
한 걸음 한 걸음 발자국을 옮기면서 주변을 돌아보면 황홀경에 빠져 들어가게 됨은 물론,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구나” 하고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기암괴석 대석재 사이에 野生花가 수줍게 피고, 동박새는 작은 몸을 날려 계곡을 따라 흐르는 수류에 몸을 담근 후, 창공으로 날아오른다.
멀리서 뻐꾸기 소리 나지막이 들려오면 온 산을 휘감은 연분홍빛 안개가 산허리를 감싸고 살포시 내려앉는다.
김삿갓의 글 중에 상경이라는 詩가 있다.
一步二步三步立 이요(한 발, 두 발, 걸음을 옮기며 세 발에 주변을 돌아보니)
山靑石白間間花 라(산은 푸르고 바위는 이끼가 끼여 하얗고 그 사이사이 꽃이 피어 있네)
若使畵工模此境 이면(만약, 이 시대의 최고 화가를 불러 저 아름다운 경치를 그려 본들)
其於林下鳥聲荷 라(저 숲에서 뛰노는 새의 목소리를 어찌 화폭에 담을 수 있을까)
이 시를 읽다 보면 월출산을 보고 지은 詩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친근감이 든다.
작년, 국립공원 인지도 설문 조사 결과, 참여자 17%만이 월출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하였고 나머지 83% 대부분은 여느 군 단위 야산 정도로 생각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선진국을 보면 국립공원이 소재 되어있는 지역은 그렇지 않는 지역에 비해 웰빙산업이 잘 발달되어 있고 地價도 높으며, 경제적 富를 누리고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영산이 멋진 芝蘭을 기르듯’ 월출산국립공원도 청정 지역 산 아래 인접 주변에 왕인박사유적지를 비롯한 도자기박물관을 세우고 유서 깊은 도갑사, 무위사, 천황사를 오롯이 품고 있다. 특히, 여름철 월출산국립공원 깊은 계곡에서 흘러내린 심층암반수로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기찬랜드는 무더운 여름을 가족끼리 편히 즐길 수 있는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할 것이다
호남의 소금강으로 일컬어지는 월출산국립공원에 부임하여 느낀 것은 이 지역 분들은 그냥 ‘월출산’이라고 만 부른다는 것이다.
‘월출산국립공원’이라는 정확한 이름을 불러주어야 한다. 월출산국립공원이 아닌 월출산은 한낱 동네 野山일 뿐이다. 이름과 직책을 함께 불러 주어야 월출산은 신령한 산으로서 지역에 보답하게 될 것이고 지역민들의 자긍심이 될 것이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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