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을 두고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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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학교폭력을 두고만 볼 것인가?

황용주
영암지역 거점고 육성 추진협의회 위원장
영암교육지원청 교육미래위원회 위원장
대한민국 ROTC 중앙회 부회장

前 영암여자중·고등학교장지난 해 대구에서 발생한 중학생 자살사건을 계기로 학교폭력과 따돌림 실태가 연일 신문지상이나 TV에 보도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월27일 청와대에서 학교폭력 대책을 위한 교육단체 대표를 초청해 현장의 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간담회를 가진 바 있었다. 그리고 2월6일에는 김황식 국무총리가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하지만 학교폭력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이 문제는 결코 학교만이 해결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날로 심각해지는 학교폭력을 근절하고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학생 당사자 뿐만 아니라 정부와 학교와 학부모인 교육 주체들이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중학생 자살 사건을 계기로 교육과학기술부 ‘학교알리미’ 사이트에 전국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보면 중학교 폭력심의 평균 건수가 2009년 1.82건에서 2010년 2.26건으로 24% 급증했다. 고등학교 폭력심의 평균건수도 같은 기간 1.1건에서 1.32건으로 20%늘었지만 중학교 폭력심의 건수가 고등학교보다 두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에서는 지난 3년간 폭행 380건, 금품갈취 265건, 협박 25건, 강요 및 성추행 12건, 상해 10건, 따돌림 8건 등 모두 729건의 학교폭력이 발생한 것으로 접수되었다.
이러한 통계 현상은 가난하거나 교육환경이 열악한 지역의 학생들이 학교폭력에 가담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해학생의 상당수가 이혼한 부모나 한 부모 슬하에서 자란 큰아이들이라고 한다. 이것은 유전적 요인보다 사회구조적 모순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요인에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보다 범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를테면 최근에 보급이 늘고 있는 인터넷 게임 포털 싸이트 등을 통해 접하는 ‘폭력’을 시각적이고 동영상으로 표현해 내는 장면은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너무 자극적이고 선정적이어서 청소년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악의 늪에 빠지게 수수방관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장하는 청소년들의 모방 심리는 명약관화한 일이다. 또한 부정과 비행, 집단 폭력을 일삼는 사회적 부적응 현상으로 분출되는 것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지난 1월30일 경기 안양시의 위기청소년상담센터에서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학교폭력과 왕따가 벌어지는 교실안의 살벌한 풍경을 거침없이 토로 했다. 가해 학생들에게 반항하면 철저히 착취당하는 계급사회란다.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게 알려지면 완전히 소외당할 뿐만 아니라 2차 보복이 제일 무섭다고 하였다. 특히 폭력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인공을 영웅으로 묘사하고 있어 아이들이 폭력을 쉽게 모방하여 친한 친구들끼리 죄책감같은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행해지고 있다는 것에 놀랄 뿐이다. 불량 청소년들이 음성화된 폭력써클를 조직하여 교육 현장의 생활지도를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가정에서는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는 아내, 술에 취해 아이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부모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부녀자들에게 난행을 저지르는 패륜아들의 사례를 어찌 다 열거할 수 있으랴.
한 학생은 가해 학생은 반성문을 쓰고 벌점 받으면 끝이지만 피해 학생은 이것 갖고는 안된다며 경찰이 개입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하고 대통령은 학교 폭력을 감추는 것보다 당당하게 밝히는 학교가 더 바람직스럽다고 하였다. 학생인권조례가 아무리 좋은 취지라 해도 현장의 교권을 무시하거나 교육의 질서를 이탈시키는 법은 법이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 일관되게 적용하여 기대되는 올바른 행동이 무엇인가, 소명의식을 갖고 바람직한 인간의 존재론적 가치를 가르쳐야 할 곳이 어디인가? 첫째는 그래도 학교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둘째 학부모 역할이 중요하다. 가정에서도 부모와 자녀들과 관계가 회복되어야 한다. 셋째 지역사회가 나서야 한다. 지역마다 사회단체가 청소년의 선도에 나서야 한다.
정부가 학교폭력을 4월달까지 근절한다는 대책을 내놓았으니 학교 당국과 학부모, 학생 당사자들이 교육의 주체로서 모두 손을 잡고 밝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간절한 기도를 해본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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