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懺悔)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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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懺悔)하는 마음

월우스님 월출산 도갑사 주지

참회는 타율적 개념이 아닌 중생의 자발적으로 뉘우치는 행위다.
한자의 의미로 보면 참(懺)은 뉘우칠 참이고 회(悔)도 뉘우칠 회이다. 불교에서 쓰는 참(懺)의 뜻은 과거 다급 생에서부터 현재 이 시점까지 지은 잘못을 뉘우친다는 뜻을 가진 참이고, 회(悔)는 현재 이 시점 이후에 지을 수 있는 잘못을 미리 뉘우쳐 잘못이 현실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한다는 뜻을 가진 회(悔)이다. 그러므로 참회(懺悔)라는 용어는 과거 현재 미래의 잘못을 뉘우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과거에 술에 취해 저질은 잘못을 뉘우치는 것은 참(懺)이고, 매 순간마다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회(悔)이니, 어떤 사람이 술을 마시고 저질은 잘못을 참회하고 며칠 후 또 술을 마신다면 불교적인 의미에서 참회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잘못에 대해 참(懺)은 하기 쉽지만 회(悔)는 쉽게 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부부(夫婦)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그렇다. 불행은 참회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참회가 제대로 될 수만 있다면 불행은 사라지고 사랑과 행복을 즐길 수 있는 다정한 부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참으로 이러한 일 저러한 일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그중 절반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문제를 미리 방어하지 못하고 설마하고 미뤄두다가 발생하고, 나머지절반은 방어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며 살아간다.
누구에게나 그러한 순간이 있고, 또 순간마다 얼마나 자기 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지는지 모른다.
하지만 누구나 실수하고 또 반성해야 한다. 완벽한 삶을 사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위대한 수학자 소크라테스도 반성하지 않는 삶은 가치가 없다. 고 했다.
공자도 착한사람의 행동을 보고는 그와 같기를 생각하며, 착하지 못한 사람의 행동을 보고는 안으로 스스로 반성해야한다. 는 반성하는 삶을 강조하고 있다.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바보 같다는 좌절보다는 가슴 깊이반성하고 빠르게 대처해 나가는 것이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반성은 참회로 이어질 때 비로소 신뢰의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잘못한 사람들이나 죄를 지은 사람들을 향해 쓰는 공통된 단어를 찾는다면 참회(懺悔)라고 말할 것이다.
참회는 종교인뿐 만아니라 일반인들도 지금은 일반용어로 쉽게 사용하고 있다. 즉 이 단어들은 윤리적 도덕적 용어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참회는 윤리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그 대상은 모든 중생이다. 사람들이 자기가 지은(알고든, 모르거든) 죄과를 여러 사람 앞에 숨김없이 공개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을 참(懺)이라 하고, 그 죄과를 뉘우치고 다시는 짓지 않겠다는 회(悔)가 합쳐서 참회라 한다.
그러므로 중생들은 항상 참회하는 마음으로 생활해야 한다는 것이 부처님 가르침이다.
참회에서 말하는 죄란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으로 자기뿐 아니라 이웃에 해를 입힌 모든 것(행동이나 의식)을 말한다.
이 죄과에는 계율뿐 아니라 사회규범도 포함된다. 부처님전이나 대중 앞에 죄과에 대해 참회를 하며, 죄의 경중에 따라 벌을 받거나, 용서를 받는다. 여기서 참회하고 죄과를 받는 것은 강제적인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자기 의사이다.
특히 참회는 몸(身)과 입(口), 마음(意)의 삼업으로 야기된 십악(十惡)을 멸하기 위한 ‘업의 청정’을 의미한다. 이런 ‘업의 청정’을 통해 현세해탈(現世解脫) 또는 즉신성불(卽身成佛)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옛 조사 스님들은 수행에 있어 참회를 강조해왔다. 고려 보조 스님은 초발심 수행자를 위한 불교 입문서인 ‘계초심학인문’에서 “자신이 지은 죄의 장애가 마치 산과 바다와 같음을 알며 이는 몸과 마음의 진실한 참회를 통해 가히 소멸할 수 있음을 알라”고 밝혔다.
참회에는 이참(理懺)과 사참(事懺) 이 있는데 ‘이참’이란 이 마음을 깨닫지 못하여 생사번뇌에 시달리는 자신을 참회하는 것, 즉 자기 마음이 부처인줄 모르는 어두워진 마음을 참회하는 것이다.
‘사참’이란 몸으로 지은 업장을 참회하는 것으로 과거 세월을 두고 지은 십악으로 말미암아 현세(現世)의 업장(業障)을 참회하는 것이다.
그러나 불교에서 말하는 진정한 참회는 수행의 한 방편이다. 깨달음을 증득하는 첫발자국이며, 신행의 시작이다. 그래서 불교에서 기도를 행할 때 제일먼저 참회문(천수경참회게송)을 봉독하는 것이다.
이러한 참회는 세상에 탐욕과 거짓과 어리석음이 있는 한 계속되어야 한다.
비단 수행자만이 아닌 모든 사람이 자신의 잘못(어리석음)으로 이웃과 사회에 지탄을 받을 수 있는 모든 행위를 하지 않기 위해서 조석으로 참회하는 일상이의 올바른 삶으로 회귀하 려는 참된 마음인 참회 정신이 침체되지 않도록 생활화되어야 한다.
금년 부처님오신날 2556(2012)년 은 봉축 표어 ‘마음에 평화를 세상에 행복을’ 과 함께 자자(自恣)와 포살(布薩)의 뜻을 되새겨 참 수행자로서 참 불자로서의 삶을 살았는지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잘못을 고쳐 나가도록 노력하는 공동체정신이 요청되는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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