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자(晏子)의 교훈, 귤화위지(橘化爲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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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자(晏子)의 교훈, 귤화위지(橘化爲枳)

귤나무를 회하(淮河), 북쪽에 심으면 탱자가 된다
중국 오천년 역사에 있어 누가 가장 훌륭한 재상일까? 이론이 없지 않으나 대다수 사가들은 춘추시대 관포지교로 유명한 관중과, 유방을 도와 한을 건국한 소하를 꼽을 것이다. 이에 버금가는 사람이 있으니 제갈공명이 극찬하고 사기의 저자 사마천이 흠모한 제(齊)나라의 안자(晏子)다.
안자(공자의 제자인 안회의 안자와는 다른 사람 임)는 사마천의 안자열전과 안자춘추에 의해 우리에게 전해져 오는데 여기서는 그의 일화를 소개하여 안자가 주는 교훈을 되새겨 보고자 한다. 그의 성명은 안영(晏?)이나 안자로 높여 부른다.
안자는 춘추시대 제(齊)의 재상으로 경공(景公)을 잘 보필하여 비교적 약소국이었던 제나라의 부국강병을 이룩하여 제나라를 춘추오패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기틀을 마련한 사람이다.
안자가 대사가 되어 강국인 초(楚)나라에 파견되었다. 초의 영왕은 키가 작은 안자에게 모욕을 주고자 대문 옆에 작은 문을 따로 만들어, 안자가 오면 그 작은 문으로 들어가게 하도록 시켰다. 안자가 도착하자 위병은 작은 문으로 안내하였다. 안자는 “오직 개의 나라에 간 사람만이, 개구멍을 통하여 들어간다”고 말하였다. 이에 위병은 안자를 대문으로 들어가게 할 수 밖에 없었다. 초의 영왕이 키가 작고 용모도 볼품없는 안자를 보고는 “제나라에는 너무도 인물이 없구나!”하고 말했다. 그러자 안자가 말했다. “제나라 수도에는 사람으로 붐벼서 사람들이 소매를 올리면 해를 가릴 수 있고, 땀을 내어 뿌리면 비가 오는 것 같은데 어찌 사람이 없다 하겠습니까?” 초왕이 말하길 “그렇게 사람이 많은데 왜 너 같은 사람을 파견하였느냐” 안자가 답했다. “우리 제나라는 상대방 국가가 어떤 국가인지에 따라 그 수준에 맞는 사람을 파견합니다. 만약 상대방 국왕이 재능이 있으면 재능이 있는 사람을 파견하고, 재능이 없으면 우리도 재능이 없는 사람을 파견하는데, 저는 가장 쓸모없는 사람이므로 초나라에 파견되어 왔습니다.”
안자를 모욕하려는 방법이 성공하지 못하자, 초왕은 새로운 방법을 생각하고는 연회를 열어 안자를 초청했다. 모두가 술을 마시고 있는데, 군졸 두 명이 한 사람을 끌고 옆으로 지나갔다. 초왕이 무슨 일이냐고 묻자, 군졸이 좀 도둑인데 제나라 사람이라 하였다. 초왕이 듣고는 안자에게 말하였다. “어쩌면 너희 제나라 사람들은 물건 훔치기를 좋아 하느냐?” 안자가 말하길 “제가 듣기로는 귤나무가 회하 이남에서 자라면 그 열매가 달고 향기로운데, 그 나무를 회하 이북으로 옮겨 심으면 그 열매가 시고 쓰다고 합니다. 이는 기후와 토양 때문인데, 우리 제나라 사람은 예로부터 전혀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는데, 초나라에 도착하기만 하면 곧 도둑으로 변합니다. 이것 역시 풍토의 영향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알고 있는 귤화위지. 즉 남귤북지의 고사성어가 생겨났으며, 지금도 주위 환경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예로서 인구에 자주 회자되고 있다. 이 같은 선인들의 지혜는 문명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우리에게 주는 교훈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여 다소 장황하게 소개하였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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