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무위(無爲)의 역설(逆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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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무위(無爲)의 역설(逆說)

냉엄한 현실을 사는 처세의 지혜

도가(道家)의 사상을 흔히 노장사상이라 한다. 도가는 곳곳에서 유가와 비교 되는데, 유가(儒家)가 학문으로 입신출세하여 천하의 국가를 다스리는 엘리트 사상이라면, 도가는 무위의 편안한 생활과 사회의 행복을 추구하는, 즉 생활의 버팀목이 되는 이면의 도덕을 강조하는 현실에 밀착한 서민의 사상이자 세계의 진실을 추구하는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노자는 81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내용은 모진 현실을 사는 지혜를 강조하고 있다. 노자는 도가의 근본사상으로 일명 도덕경으로 불리며 도(道)와 덕(德)을 그 주장의 핵심으로 하고 있다.
노자에 있어서 도란 만물의 근원에 보편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도를 터득하면 도가 지니고 있는 덕을 익힐 수 있다며, 그 덕이란 무심(無心), 무욕(無慾), 유연(柔軟), 겸허(謙虛), 유약(柔弱), 질박(質朴), 삼감 등으로 이루어졌다고 설명한다.
우리는 흔히 노장사상을 현실과 괴리되어 있는 은둔사상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노자사상의 일면에 불과하고 사실은 중국인의 끈질긴 삶의 방식과 중국의 정신적 풍토를 반영하여 현실을 살아가는 강한 처세의 지혜를 역설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의 삶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상선(上善)은 물과 같다’는 말이 있다. 노자는 이상적인 삶의 방식은 물과 같은 것이라 역설하였다. 물은 상대를 거스르지 않고 상대에 따라서 대응하는 유연성과, 낮은 데로 흐르는 속성은 인간의 겸허한 자세를 나타내며, 또한 물은 약함으로 일관하여 그 약함이 오히려 강한 힘을 낳는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노자는 “가장 이상적인 삶의 방식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에 은혜를 베풀면서 상대에게 거스르지 않고 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 흐른다”고 하였으며 또한 “이 세상에서 물 만큼 약한 것이 없다. 그럼에도 강한 것을 이기는 데는 물 만한 것이 없다. 물은 약함으로 일관하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이러한 노자의 발상은 중국인의 전통적인 지혜를 품고 있는데, 낮은 곳에 몸을 두고 아울러 깊은 마음을 지니면서, 줄 때는 차별이 없고 말하는 것에는 거짓이 없이, 사물에는 적절히 대처하는 때를 포착해 행동하는 물과 같은 삶은 실패하지 않는다고 역설하였다.
노자의 이 같은 부쟁(不爭)의 덕은 상대를 거스르지 않고 다투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상대 위에 서게 된다. 이러한 노자의 사상은 적극성을 간직한 수동의 자세를 강조한 끈질긴 처세철학이라고 하겠다.
또한 재능을 과시하지 말라. 만족함을 아는 마음을 간직하라. 얻으려고 하려면 주라. 그리고 위로부터의 지시를 가급적 삼가고, 백성의 부담을 강요하는 정책을 행하지 않을 것과 정부의 개입을 피해 민간에 맡기는 무위와 청정으로 천하를 다스리라고 강조함은, 오늘날 대립과 반목으로 상대에게 인색하고 상대를 이기는데 몰두하고 있는 우리 모두가 한번쯤 새겨 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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