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농협 무화과 수매 성과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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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제

삼호농협 무화과 수매 성과와 전망

가격 지지효과에 중간상 개입 차단, 고소득 보장 장치 역할

산지공판장 운영까지 난제 산적 생산농민들 적극 참여 절실
삼호농협(조합장 황성오)이 올해 처음 실시한 무화과 수매의 성과가 돋보인다. 어느 누구보다 재배농민들의 호평(好評)이 자자하다. 가격지지 효과가 뚜렷이 나타났고, 유통질서 문란을 빚었던 중간상들의 개입을 거의 차단하면서, 농민들에게 고소득을 보장하는 장치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삼호농협은 중장기계획으로 산지공판장을 운영한다는 ‘큰 그림’을 그려놓고 있다. 올해 처음 실시한 수매의 결과로 그 성패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일단 시작이 성공적이었다는 점에서 첫 단추는 제대로 꿴 셈이다. 하지만 해결과제는 만만치 않을 뿐더러 산적해 있다. 다른 생산자단체와의 관계정립이나 규격출하 문제, 생산기반 및 기술개발 문제 등이 그것이다.삼호농협이 올해 처음 실시한 무화과 수매의 성과와 의미, 과제를 점검했다.<편집자註>■ 무화과 수매 배경은?지리적표시제 43호인 영암 무화과는 삼호읍을 중심으로 한 637농가가 모두 314ha에 재배하고 있다. 연간 생산량은 4천톤으로 전국 생산량의 60% 이상을 점유한다. 이로 인한 연간소득은 122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노지 재배 위주였으나 다른 과수작목처럼 재배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시설하우스 재배가 늘고 있다. 영암지역 무화과 재배면적 가운데 시설하우스는 25ha(80농가)에 이른다.무화과 주산지인 영암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기호식품으로 여겨져 온 무화과는 최근 웰빙 열풍을 타고 대중화되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찾고 있다. 이 때문에 삼호읍을 중심으로 재배되어온 무화과는 해남과 신안, 심지어는 경남 남해지역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더구나 영암 무화과는 수확기면 여전히 중간상들이 가격을 좌지우지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노점판매상까지 난립하는 등 유통질서 또한 문란하다. 주산지이면서도 재배농민들이 가격결정권을 쥐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삼호농협이 올해 처음으로 무화과 생산 전량 수매에 나선 것은 이런 위기의식에서다. 지금 같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삼호읍은 머지않아 무화과 주산지의 지위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절박한 상황인식이다. ■ 무화과 수매 성과는?삼호농협이 중장기사업계획으로 세운 ‘출하기 무화과 산지공판장 운영’은 전국 생산량의 60% 이상을 점유하는 무화과 주산지인 삼호읍에서 산지공판장을 운영함으로써 시장가격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삼호농협은 산지공판장 운영을 위해 농협의 매취 또는 수탁물량을 매년 늘려 계획연도인 오는 2015년에는 영암지역 무화과 총생산량의 60%이상을 취급한다는 계획이다.이런 계획 아래 올해 삼호농협이 추진한 무화과 수매사업의 성과는 앞서 지적한대로 ‘성공적’이다. 첫째로 그동안 무화과 유통에 있어 고질적인 문제점이었던 가격 지지효과가 뚜렷하다. 8월 중순 첫 수매가 시작된 이래 2kg 들이 한 상자에 1만원선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들쭉날쭉하던 영암산 무화과의 가격안정을 이뤄냈다. 심지어는 신안 압해산 무화과 등 다른 지역 무화과의 가격도 덩달아 안정시키는 부수적인 효과를 냈다는 것이 삼호농협 박일홍 과장의 설명이다.삼호농협 무화과 수매의 두 번째 성과는 중간상들의 개입 차단효과다. 삼호농협이 책정한 수매가가 다른 어느 가격보다 높거나 적정선인 까닭에 중간상들이 끼어들어 농간을 부릴 여지가 거의 없었다. 일부 계약재배 한 농민들의 경우 어쩔 수 없었지만 대다수 생산농민들은 농협 수매가보다 높은 가격에 출하할 수 있었다.이로 인해 생산농민들의 소득이 보장되거나 높아진 것이 세 번째 성과물이다. 특히 최근 2,3년 사이 냉해와 태풍 등 기상재해로 무화과 재배농민들의 소득이 반 토막이 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호농협의 무화과 수매로 인한 소득증대효과는 더욱 값져 보인다. 무화과 재배농민들이 이구동성으로 무화과 수매를 호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남은 과제 및 전망은?무화과 수매가 거둔 성과에도 불구하고 삼호농협이 중장기계획으로 세운 산지공판장 운영까지 실현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우선 영암지역 무화과 생산량 가운데 농협 취급물량을 더욱 늘려야 한다. 생산농민들의 협조가 절실한 부분이다. 올해 농협 수매가 이뤄지면서 생산농민 대다수는 수매에 응하기 보다는 수매가격을 지지대로 삼아 그 이상으로 값을 제시한 중간상들에게 물량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농민들을 탓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삼호농협이 산지공판장 운영을 통해 주산지에서 무화과의 시장가격을 결정하려면 농협 취급 물량이 크게 늘어야 한다는 점에서 생산농민들의 참여는 필수적이다.생산농민들의 출하방식개선도 과제다. 이른바 ‘규격출하’ 문제다. 현재 무화과 생과 출하는 눈으로 보아 비슷한 크기의 과일을 담는 식이다. 상품의 당도 등 품질을 따져 등급별로 출하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의 출하방식을 시급히 개선하기 위한 당국의 연구 개발 노력이 절실하다.저온저장고 등 집하 및 보관시설의 확충도 필요하다. 종전 무화과클러스터사업에 국고지원 등으로 시설확충이 이뤄지기는 했다. 그러나 사업단이 영리법인화 되면서 이들 시설의 활용에 문제가 생겼다. 그렇다고 영리법인이 된 사업단에 무화과 수매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호농협이 무화과 수매를 계속하고, 해마다 그 물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시설확충이 우선 해결되어야 할 상황이다.인터뷰 황 성 오 조합장
“무화과 주산지 농협 위상 확고히 할 것”
“체계적인 유통질서 확립과 마케팅전략 수립을 통해 전국 무화과 주산지로서의 명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무화과 판매농협을 구현하겠습니다. 영암군과 영암녹색무화과주식회사 등과의 상호협력관계 유지를 통해 무화과를 지역전략식품산업으로 육성하는 일에도 앞장설 계획입니다.”
올해 무화과 주산지 농협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삼호농업협동조합 황성오 조합장은 “경제사업 활성화를 통한 판매농협 구현과 생산농가 소득증대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어 기쁘다”며 이처럼 포부를 밝혔다.
삼호 무화과에 대해 “전국 생산량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상품성이 우수해 고소득을 올리는 작물임에도 동해피해 예방대책이 미흡한데다, 위생 또는 보관방법상의 문제 등 때문에 상품화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한 황 조합장은 “특히 수확기 중간상인 중심의 유통체계와 대형 유통매장 판매 미흡 등은 삼호농협이 앞장서서 해결해야할 과제로 인식했다”고 올 첫 무화과 수매의 취지를 설명했다.
“어느 누구보다 재배농민들의 소득과 직결된 만큼 중장기과제인 산지공판장 운영을 통해 생과의 경우 수도권 유통센터와 택배 등을 활용해 적극 출하하고, 가공용의 경우 농협 자체 가공제품 원재료로 쓰거나 대기업 PB상품으로 독점계약 하는 등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구축하는데 힘쓰겠다”고 밝힌 황 조합장은 “올해 첫 시행한 수매사업의 공과를 면밀하게 분석해 철저히 보완함으로써 무화과 주산지 농협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박 도 상 전무
“무화과 수매는 주산지 명성 지키는 일”
삼호농협이 올해 첫 시행한 무화과 수매를 총괄지휘 한 박도상 전무는 수매사업의 취지를 “무화과 주산지의 명성을 삼호농협이 앞장서서 지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초 지역농협 보직순환인사로 영암농협에서 삼호농협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무화과 수매업무를 치켜든 박 전무는 “해남과 신안, 경남 남해 등지로 무화과 재배가 확산되고, 소비 또한 크게 늘고 있는데 삼호 무화과는 중간상인 중심의 유통체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이대로 가다간 무화과 주산지의 지위를 다른 지역에 내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추진과정에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위기의식 때문에 밀어붙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저온저장 및 집하시설 등의 확충에 대해 박 전무는 “영암군도 무화과 수매의 필요성과 그 성과에 대해 공감대를 갖고 있는 만큼 조만간 협의에 나서 그 필요성을 적극 설명하고 협조를 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전무는 특히 “무화과 주산지의 지위를 지켜내고 시장가격 결정권을 가지려면 재배기술 개선에서부터 규격출하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개선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하면서 “올해 재배농민들을 괴롭힌 총체벌레의 경우 영암군이 예산을 투입해 구제방법에 대한 연구용역을 추진하는 등의 근본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올 수매업무를 위해 추석날 하루만 휴무하는 등 고생한 직원들이 고맙다”고 격려의 말을 전한 박 전무는 “삼호농협이 무화과 주산지 판매농협의 역할을 충실히 함으로써 전국 최고의 농협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황성오 조합장의 뜻을 적극 보필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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