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폭락·재고 누적 ‘쌀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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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제

쌀값 폭락·재고 누적 ‘쌀 대란'

RPC들 저가판매로 출혈 경쟁… 적자 눈덩이

정부 시장격리조치 기대효과 지켜봐야

생산 과잉, 소비 감소에 따른 쌀값 하락세가 날로 가속화 되면서 농협과 RPC 등 벼 매입주체 뿐만아니라 농민들까지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농협과 RPC가 보유하고 있는 2009년산 쌀 재고량 창고를 가득 채우고 있고, 산지와 소비지 쌀값 모두 바닥을 알수 없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매입주체들이 재고부담을 덜기위해 지난해 매입가 이하로 내다파는 ‘덤핑출하’ 출혈 경쟁에, 대형유통업체들의 할인판매까지 겹쳐 지난 3~4월간 쌀값하락에 가속도가 붙었다. 양곡 유통시장이 극도로 혼탁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관내 RPC 출하가격이 현재 20㎏당 3만2천원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3만원대 이하 폭락도 초읽기 상태다. 이미 타 시·군이나 타 도에선 산지, 소비지가격 모두 3만원대가 무너졌다.

따라서 모내기철을 앞두고 있는 농민들의 고통은 더할나위가 없다. 올 수확기에도 쌀값대란이 불보듯 뻔한데도 모를 심어야하는 답답한 심경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통상 쌀 가격은 새로 수확한 쌀 공급이 끊기는 2월부터 올랐으나 올해는 3월 들어서도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이같은 쌀값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쌀 수입과 최근 몇 년간 벼농사 풍작으로 공급이 늘고 있으나 소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재고가 누적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의 대북 쌀 지원 중단도 재고 누적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고, 올해 32만t이나되는 의무 수입물량도 들여와야 되는 실정이다.

현재 전국 쌀재고량은 민간부문까지 포함해 150만t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영암관내 농협RPC와 비RPC농협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량도 2만1천500여t,이나 된다.

이중 영암군농협통합RPC가 3천여t, 군서농협RPC가 2천500t,의 재고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저가 출하로 인한 올해 초부터 4월말까지의 RPC자체 적자도 눈덩이 처럼 불어나 농협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정부는 쌀값 하락이 지속되고 전국의 양곡 유통시장이 극도로 혼탁해지자 지난달 23일 잉여 물량의 시장 격리 등을 골자로 한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는 우선 2009년산(産) 쌀 20만t을 추가로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하고 5월중 10만t을 사들인 뒤 쌀값 변동 추이에 따라 10만t을 추가로 사들이기로 했다.

농민이나 농협, 민간 RPC가 보유한 벼를 농협중앙회가 사들이고 보관비용, 매입 가격과 매각 가격의 차액 등의 손실을 정부가 추후 보전하는 방식으로 쌀이 시장에 풀리는 양을 줄여 가격하락을 막겠다는 것이다.

또 논에 벼가 아닌 콩, 옥수수 등 다른 작목을 재배하는 농가에는 ㏊ 당 300만원을 지원해 쌀 공급량을 줄이는 변동직불금을 모색하는 한편, 쌀 가공식품 개발과 생산을 적극 지원하고, 대형유통업체들의 가격 할인판매 자제를 요청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 같은 정책이 쌀값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농민단체는 시장 격리물량 40만t까지 확대, 수입쌀 처리 대책 등을 요구하는 등 대응책 마련을 숙의하고 있다.

한편, 영암군농협통합RPC와 군서농협RPC 관계자들은 “작년 가을 이후 최악의 상황에서도 쌀 20kg 가격 3만원대를 지켜왔다”고 밝혔다.

또 “최근 정부의 시장격리조치 이후 하락세가 주춤하고, 산지 가격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효과를 기대해 볼만하다”며 “현재의 재고량은 올 수확기까지 모두 처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군서농협RPC 강성길 소장은 “농민들이 이럴때 일수록 권장품종 재배와 시비방법 등 행정과 농협의 지도에 적극적으로 따라주고 협조해 품질고급화에 힘쓰는 것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한 방편이다”고 당부했다.

/변중섭 기자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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