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이후 개설요구 흐지부지… 빨리 역량 결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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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2003년 이후 개설요구 흐지부지… 빨리 역량 결집해야

목포-광양 고속국도 영암나들목 설치 어떻게 되나

김태영씨가 여론을 환기시킨 목포-광양 고속국도 건설에 따른 영암 나들목(인터체인지) 설치문제는 해당 고속국도가 완공을 불과 2년도 채 남겨두지 않았다는 점에서 절박하다. 강력하고도 설득력 있는 노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이미 때늦은 일이 될 수도 있다.
고속국도 관련법규 상 나들목 설치에 대해서는 뚜렷한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고속국도가 관통하는 지역별로 1-6개씩의 나들목이 설치된 곳도 있다. 이런 마당에 영암 나들목이 설치되지 않은 채 고속도로가 완공되어 개통된다면 군민들의 자존심에 심각한 상처를 남기게 된다는 것이 김씨의 지적이다.
지역개발에도 적잖은 부정적 효과가 우려된다. 당장 고속국도를 이용하게 될 군민들은 강진 성전 나들목까지 멀리 우회하거나 학산 진입로를 활용해야 한다. 지역 인지도에도 치명타다. 고속도로 표지판에 영암을 알리는 문구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가 각계에 낸 영암 나들목 설치건의를 주목해야 하고, 군이나 의회, 지역출신 국회의원이 빨리 지역역량을 결집해야할 이유들이다. 건의서의 주요내용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1-6개 나들목 설치된 곳도 있어 영암제외는 ‘차별’
현행대로라면 고속도로 건설효과 거의 없어 불이익
지역사회 지도층부터 솔선해 설치 당위성 주장해야
■고속국도 명칭변경
목포-광양 고속국도는 우선 명칭부터 오류가 있다는 것이 김씨와 지난해 5월 학산면과 서호면 이장단이 연대 서명해 낸 건의서의 주장이다.
목포-광양 고속국도의 기점은 목포가 아닌 영암군 학산면이고, 종점은 전남의 경우 순천시 해룡면인 점에서 고속국도 제3조에 따른 노선 지정령에 의거해 ‘영암-순천 제10호 고속국도’로 불러야 당연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무안-광주 제12호 고속국도 등 전국 각지의 고속국도가 모두 기점과 종점을 감안해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암군부터 당장 시행에 옮겨야할 것으로 보인다. 관광안내판에 써진 목포-광양 간 고속국도 건설공사라는 명칭부터 ‘영암-순천선 (남해)고속국도’로 바꿀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고속국도 나들목 설치현황
고속국도 나들목 설치를 위한 규정으로는 국토해양부가 제정한 ‘도로의 구조?시설기준에 관한 규칙’이 있다.
이에 따르면 인터체인지의 경우 대도시 도시고속도로는 2-5km, 대도시 주변 주요 공업지역은 5-10km, 소도시가 존재하고 있는 평야는 15-25km, 지방촌락 및 산간지는 20-50km를 표준간격으로 하고 있다. 타 시설과의 간격에 있어서도 인터체인지 상호간 및 인터체인지와 휴게소는 2km 떨어져 각각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고속국도 나들목은 이 같은 규정이 지켜진 경우가 거의 없다. 가까운 광주광역시의 경우 톨게이트, 개방형 나들목까지 합해 무려 8곳이나 된다.
전남도내 시군의 경우도 순천은 건설 중인 고속국도까지 포함해 나들목이 6곳이나 되고, 광양은 4곳, 곡성, 보성, 무안 등은 각각 3곳의 나들목이 설치되어 있다.
■영암-순천선 나들목 설치현황
영암-순천선 (남해)고속국도로 명칭을 바꿔야 할 목포-광양 고속국도 노선에 개설될 나들목은 모두 6곳이다. 강진1곳(성전), 장흥1곳(장흥읍), 보성2곳(보성, 벌교읍), 순천1곳(해룡)의 나들목이 각각 계획되어 있는 가운데 지난해 말 고흥 나들목 개설이 확정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뒤늦게 나들목 개설이 계획된 고흥의 경우 2000년 고속국도 건설계획 당시부터 각계각층이 나서 군민들의 뜻을 모으고 정부 각 부처를 움직인 결과인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고흥군에 따르면 내년 5월 개통 예정인 고흥 나들목은 고속국도 통과구간이 0.8km에 불과하고 그나마 모두 터널로 연결되어 있어 나들목 설치가 불가능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온 군민이 하나가 되어 개설 필요성을 호소한 끝에 동강면 한천리 뱀골재 정상 부근에 고흥에서 순천방향만 진·출입되도록 계획됐다고 한다.
나들목 공사에는 출입시설인 고속국도 입체교차로와 옛 국도 15호선 교차로, 영업소, 교량 3개소 등에 국비와 군비 등 231억원이 투입된다고 한다.
■영암 나들목 설치 당위성
영암 나들목을 설치해야 할 당위성은 많다.
우선 목포-광양 고속국도는 영암관내를 20.20km나 관통한다. 겨우 0.8km가 지나는데 불과한 고흥의 경우도 나들목을 개설한 마당에 영암 나들목이 개설되지 않는다면 영암군은 그냥 고속국도 건설부지만 제공한 꼴이 된다. 고속국도 건설에 따른 아무런 효과도 보장 받지 못하는 처지가 될 뿐 아니라 이를 활용한 각종 개발 사업들도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실제로 왕인유적지나 구림전통마을, 기찬랜드 등 이미 조성된 관광지를 보거나 현재 계획 중인 산수뮤지컬, 바둑테마파크 등을 감안하면 아득하다. 이들 관광지나 관광테마파크를 찾게 될 외지인들은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내려와 곧바로 이들 관광지 등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도와 지방도를 갈아타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영암이 얻게 될 불이익은 쉽게 계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막대하다.
나들목 설치의 당위성은 또 있다. 목포-광양 고속국도 노선 가운데 나들목 없는 시군으로 영암이 유일한데다, 나들목 개설대상 시군에서 영암이 제외되어야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점이 그것이다. 김태영씨나 이장단이 나들목 개설을 영암군민들의 자존심 문제와 결부시킬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왜 수수방관 해왔나
이처럼 당연히 개설되었어야 할 영암 나들목이 지금껏 해결되지 않고 방치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영암군은 학산면의 고속국도 진입로를 이유로 들고 있는 것 같다. 고속국도가 시작되는 기점인 이곳은 국도2호선 대체우회도로와 만나는 곳이다. 군이나 지역출신 국회의원 등은 이곳의 진입로 확장을 위한 국비 확보 등에만 열을 올려온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고속국도와 국도가 연결되는 부분(순천방향으로 진입할 경우 표 받는 곳이 설치되고 목포쪽으로 진출할 경우 표 내는 곳이 설치되기 때문에 당연히 진입로는 확장되어야 함)일 뿐으로, 영암지역민이나 영암을 찾는 관광객들이 이용하기는 어려운 관문이다.
영암 나들목 개설이 방치되어온 이유는 또 있다. 김태영씨는 “지난 2003년까지만 해도 군과 지역민들이 일체가 되어 당시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진정을 내는 등 나들목 개설을 위해 노력했었지만 무슨 일인지 그 후로는 이런 움직임이 단절됐다”며 “이는 지역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잘못”이라고 잘라말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각계 요로에 나들목 설치의 당위성을 알리고 개설을 요구해야 한다.
영암 나들목 설치는 지금 빨리 나서지 않으면 물 건너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절박하다. 고속국도 완공이 2년도 채 남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지역사회 각계각층의 문제의식 공유조차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선 민주당 유선호 국회의원부터 발 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 국토해양부와 한국도로공사 등에 영암 나들목 개설을 촉구해야 한다.
나들목 개설에는 군비부담도 필요하므로 군과 의회도 적극 나서야 한다. 여기에는 하나가 된 군민들의 성원이 뒷받침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영암-순천선 고속국도’에 이대로 영암 나들목이 개설되지 못한다면 영암은 고속도로 건설의 효과도 누릴 수 없을뿐더러 영암인의 자존심에 엄청난 상처를 입게 될 것이라는 점을 모두가 명심할 일이다.
김명준 기자 gm1194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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